2026년 10월 06일 (화)

간암 환자 7명 중 1명 ‘유전자 이상’…사망위험 3.3배, 韓연구팀, AI로 찾아냈다

서울아산병원·마카오대·포항공대·한양대구리병원 연구팀 “유전자 이상 나타난 간암 환자, AI로 진단”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치료가 어려운 간암 환자를 AI로 빠르게 찾아내는 방법이 개발됐다. 사진은 기사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연구팀이 치료가 어렵고 생존율이 낮은 간암 환자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바로 인공지능(AI) 활용이다.

서울아산병원·마카오대·포항공대·한양대 구리병원 등 공동 연구팀은 간암 환자의 병리 조직을 AI로 분석해 고위험 환자를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또 이들 환자에게 세포분열 억제제와 표적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는 치료 전략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신호전달 및 표적치료(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세포의 과도한 증식을 억제하는 ‘RB1’ 유전자에 주목했다. RB1이 제 기능을 잃으면 세포 증식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암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 간암 환자 206명과 미국 국립암연구소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환자 355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RB1 유전자가 완전히 망가지거나 기능을 잃은 환자는 전체의 약 14.6%였다. 이들의 암세포는 정상 간세포의 특성을 더 많이 잃고 종양도 빠르게 진행되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RB1 기능을 잃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사망 위험은 3.32배, 암 재발 위험은 3.15배 높았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RB1 결손을 간암의 나쁜 예후를 가려내는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문제는 RB1 결손 여부를 확인하려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유전체 검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암 조직 슬라이드 사진만으로 RB1 결손 가능성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고위험 환자를 보다 신속하게 선별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RB1 결손 간암에 효과적인 치료법도 탐색했다. 876개 약물을 이용한 세포실험 결과, RB1 결손 암세포는 세포분열을 방해하거나 손상된 DNA의 복구를 막는 약물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약물이 암세포의 DNA 복구 효소를 차단하는 표적항암제 ‘PARP 억제제’다. 연구팀이 생쥐를 대상으로 세포분열 억제제와 PARP 억제제를 함께 투여한 결과, 두 약물이 항암 효과를 높이는 시너지가 나타났다. 간 독성을 비롯한 뚜렷한 전신 부작용도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간암 환자에서도 같은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나타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심주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현재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고 내성이 발생하기 쉬운 난치성 간암 환자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전략이 실제 임상 현장에 도입된다면, 환자들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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