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식사 시간이 다가오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정도로 배가 고프다. 그런데 제때 식사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 허기가 줄어들기도 한다. 배는 여전히 비어 있는데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걸까?
음식 안 먹어도 배고픔 호르몬 다시 줄어
허기를 느끼게 하는 대표적인 호르몬은 ‘그렐린’이다. 주로 위에서 분비되는 그렐린은 뇌에 배고픔 신호를 보내 음식 섭취를 유도한다. 일반적으로 식사 전에 농도가 높아지고 음식을 먹으면 낮아진다.
그러나 그렐린이 음식을 먹을 때까지 계속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학술지 《유럽내분비학저널(European Journal of Endocrinology)》에 실린 연구에서는 건강한 성인 6명이 24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 않았는데도 평소 식사 시간 무렵 그렐린이 증가했다가 약 2시간 뒤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연구 후반부에는 참가자들이 느끼는 허기도 줄었다.
다만 참여자가 6명뿐인 소규모 연구인 만큼 모든 사람에게 같은 변화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허기에는 그렐린뿐 아니라 혈당과 다른 식욕 조절 호르몬, 심리 상태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몸이 평소 식사 시간을 기억하기도
매일 비슷한 시간에 배가 고파지는 데는 평소 식사 습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 몸은 일정하게 반복되는 식사 시간에 맞춰 그렐린 분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끼니때가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허기를 느낄 수 있다.
국제학술지 《미국생리학저널-위장관·간 생리학(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Gastrointestinal and Liver Physiology)》에 실린 연구에서는 평소 아침과 점심 사이의 간격이 짧은 사람과 긴 사람을 비교했다. 그 결과 두 집단 모두 자신이 평소 점심을 먹던 시간에 가까워지자 그렐린 농도가 가장 높아졌다. 연구진은 그렐린이 단순히 위가 비어있는 정도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식사 시간을 예상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기 사라져도 식사 챙겨야
한때 강했던 허기가 줄어든 것은 배고픔을 일으키는 신호가 약해진 것이지, 음식을 먹어 에너지와 영양소가 보충됐다는 뜻은 아니다. 식사를 계속 미루면 사람에 따라 기운이 떨어지거나 두통과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허기가 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끼니를 계속 거르지 말고 적절한 때에 식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인슐린이나 일부 혈당강하제를 사용하는 당뇨병 환자가 끼니를 거르면 저혈당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식사를 거른 뒤 식은땀이 나고 손이 떨리거나 심장이 빨리 뛰고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면 계속 참지 말고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