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2일 (금)

‘비만 치료 혁명’ GLP-1, 노벨의학상 품을까⋯5일 수상자 발표

드러커·홀스트·모이소프 등 주목⋯위고비·마운자로 탄생시킨 40년 기초연구 광간섭단층촬영·오렉신·CAR-T도 거론⋯지난해엔 조절 T세포 연구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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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노벨상 수상자가 5일부터 발표된다. 이날 공개되는 생리의학상엔 비만치료제의 시작인 GLP-1을 연구한 학자들이 강력한 수상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을 뒤흔든 위고비·마운자로의 출발점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연구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인공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2026년 노벨상 수상자가 잇따라 발표되는 가운데 GLP-1과 함께 광간섭단층촬영(OCT), 수면·각성 조절, 암 면역치료 분야 연구자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유력 후보군 '비만치료제'

노벨위원회는 후보 명단을 50년간 공개하지 않는다. 공식적인 ‘유력 후보’는 알 수 없지만, 논문 인용 영향력과 주요 국제학술상 수상 경력 등을 토대로 매년 후보군이 제시된다.

올해 특히 눈에 띄는 분야는 GLP-1이다. 글로벌 학술정보기업 클래리베이트는 9월 발표한 ‘2026 인용 수상자(Citation Laureates)’ 생리의학 분야에 다니엘 드러커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옌스 율 홀스트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 스베틀라나 모이소프 미국 록펠러대 연구교수를 선정했다. GLP-1의 발견과 특성 규명, 생물학적 활성 연구에 기여한 연구자들이다.

과학전문매체 《더 사이언티스트(The Scientist)》가 같은 달 30일(현지시간) 공개한 노벨상 전망에서도 이들이 후보 조합으로 제시됐다.

GLP-1은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분비돼 인슐린 분비와 혈당, 식욕 등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이런 기능을 이용해 당뇨병과 비만을 치료한다.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마운자로는 GLP-1과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GIP) 수용체를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작용제다.

세 연구자는 1980년대부터 이어진 GLP-1 연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모이소프는 생물학적으로 활성인 GLP-1의 형태를 규명하는 데 기여했고, 홀스트는 장에서 만들어지는 GLP-1과 인크레틴 작용을 연구했다. 드러커는 GLP-1의 생리적 기능과 치료 가능성을 밝히는 연구를 이어왔다. 이들의 기초연구는 이후 GLP-1 수용체 작용제 개발로 이어져 당뇨병과 비만 치료 방식을 바꿨다.

세 사람은 2025년 브레이크스루상(Breakthrough Prize) 생명과학 부문도 공동 수상했다.

서울 종로 새종로약국에서 판매하는 비만치료제 위고비, 삭센다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만 GLP-1 연구에는 40년 넘게 수많은 연구자가 참여했다. 노벨상은 한 분야에서 최대 3명까지만 공동 수상할 수 있어 누구의 공로를 인정할지가 변수다.

GLP-1을 실제 치료제로 연결하는 데 기여한 연구자들도 거론된다. 《더 사이언티스트》는 존 엥과 로테 비에레 크누센을 후보군에 포함했다. 엥은 독도마뱀(Gila monster) 타액에서 발견된 펩타이드 엑센딘-4 연구를 통해 초기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 크누센은 노보 노디스크에서 GLP-1 기반 당뇨병·비만치료제 개발을 주도했다.

눈 속까지 보여주는 광간섭단층촬영도 주목

GLP-1과 함께 클래리베이트가 주목한 분야는 광간섭단층촬영(OCT)이다. 제임스 후지모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데이비드 황 오리건보건과학대 교수, 에릭 스완슨 MIT 연구자가 ‘인용 수상자’에 선정됐다.

OCT는 빛의 간섭 현상을 이용해 인체 조직 내부를 고해상도로 촬영하는 기술이다. 조직을 떼어내지 않고도 망막 등의 미세 구조를 관찰할 수 있어 황반변성 등 안과질환 진단의 핵심 검사로 자리 잡았다.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오렉신(orexin)’ 연구도 후보로 거론된다. 에마뉘엘 미뇨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와 야나기사와 마사시 일본 쓰쿠바대 교수는 오렉신과 기면증의 관계를 밝힌 공로로 올해 래스커 기초의학연구상(Lasker Award for Basic Medical Research)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23년 브레이크스루상도 공동 수상했다.

암 분야에서는 칼 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주목받는다. 환자의 T세포를 유전적으로 변형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드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법 개발을 이끈 연구자다. B세포와 T세포라는 서로 다른 림프구 계통을 규명한 맥스 쿠퍼와 자크 밀러도 후보군으로 제시됐다.

클래리베이트는 면역세포의 접착에 관여하는 핵심 수용체를 규명한 티머시 스프링어 미국 하버드대 교수도 올해 생리의학 분야 인용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의 연구는 염증성 장질환과 다발성경화증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의 기반이 됐다.

지난해엔 ‘면역계 안전장치’ 발견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메리 브렁코와 프레드 램스델, 사카구치 시몬에게 돌아갔다. 면역세포가 정상 조직을 공격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말초 면역관용(peripheral immune tolerance)’의 원리를 규명한 공로다.

사카구치는 1995년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Treg)를 발견했다. 브렁코와 램스델은 2001년 자가면역질환과 관련된 폭스피3(Foxp3) 유전자를 찾아냈고, 이후 이 유전자가 조절 T세포 발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에는 의학의 흐름을 바꾼 기초연구가 잇따라 노벨상을 받았다. 2024년에는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마이크로RNA(miRNA)를 발견한 공로로 수상했고, 2023년에는 커털린 커리코와 드루 와이스먼이 코로나19 메신저RNA(mRNA)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한 뉴클레오사이드 염기 변형 연구로 상을 받았다.

2022년에는 멸종 고인류의 유전체를 분석한 스반테 페보, 2021년에는 온도와 촉각을 감지하는 수용체를 발견한 데이비드 줄리어스와 아뎀 파타푸티언이 선정됐다. 2020년에는 C형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하비 올터와 마이클 호턴, 찰스 라이스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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