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열풍이 불고 있지만 건설, 제조 기업 위주로 경영난을 겪는 곳이 많다. 신입사원도 뽑지 않고 중년 사원들을 내보내는 회사도 적지 않다. 한창 나이에 직장에서 밀려난 40~50대는 절박한 심정일 것이다. 자녀 학비 등 한창 돈이 필요한 시기에 가장이 백수가 된 것이다. 재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 없다. 운 좋게 일자리를 얻어도 연봉이 이전 직장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 이를 지켜보는 중년 아내의 심정은 어떨까?
퇴직 후 ‘그냥 쉰’ 40, 50대 중년층 … “왜 이렇게 많아”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쉰’ 40, 50대 중년층이 지난해 67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미래연구원의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그냥 쉰’ 40∼59세는 67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16년보다 11만여 명 늘었다. 요즘 사회 문제인 ‘그냥 쉰’ 청년층(60만 9000명/15∼34세)보다 6만 5000명 많다.
통계에서 잡히는 ‘쉬었음’ 인구는 가사, 육아, 취업 준비 같은 특별한 활동 없이 구직을 거의 포기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직장에서 밀려난 중년층이 자신의 경력이나 눈높이에 맞는 재취업 일자리를 찾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자리 자체가 감소한 데다 기업들도 나이 든 사람들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자녀 교육비에 매달 내는 건보료 … “너무 힘들어”
가장 역할을 하는 중년 남편의 갑작스런 실직은 가정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 자녀들의 교육비, 학원비가 많이 들어갈 시기에 매달 나오던 월급이 뚝 끊긴 것이다. 퇴직금을 쪼개 쓰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매달 내야 하는 건보료(건강보험료)는 너무 부담이다. 남편의 퇴직으로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로 바뀌면서 평생 아껴서 겨우 마련한 집 한 채에도 건보료를 매긴다. 매달 내는 20만~30만 원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당장 생활비 모자라니 “어쩔 수 없어”…손해 보고 국민연금 당겨 받는 사람은?
남편은 국민연금 수령 나이까진 많이 남았다. 올해는 63세부터이지만 1969년생 이후 출생자부터는 65세로 늦춰진다. 58세부터 최대 5년 당겨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매년 최대 6%씩 연금액이 깎인다는 점이다. 최대 30%나 감액된 연금을 받게 되지만, 당장 생활비가 모자라니 어쩔 수가 없다. 이른바 ‘감액 연금’을 받는 사람이 안타까웠지만, 조만간 우리 집도 해당될 전망이다. 남편은 100번이 넘는 퇴짜에 구직 의지가 많이 상실된 느낌이다.
한동안 집에만 있던 중년 남편… “아내는 더 속상해”
남편은 더 이상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다. 역시 중년의 나이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재 알바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한동안 집에만 있어 아내를 더욱 힘들게 한다. 삼시 세끼를 다 차려줘야 식사를 하는 이른바 ‘삼식이’는 아니지만, 침울한 남편의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속상하다.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쉰’ 40, 50대가 지난해 67만 명을 넘어섰고, 30세 넘은 자녀가 미취업 상태인 가정도 많다. 이러다 남편이나 아내 중 한 사람이 위중한 병에 걸리면 큰 일이다. 반도체 기업의 ‘최대 6억 성과급’에 가려진 어느 실직 직장인이 추운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