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3일 (토)

“뇌 노화 2.5년 늦춘다”…‘이 식단’ 따른 사람들, 뇌 위축 더뎠다

중·노년층 1647명 장기 추적…식단 준수도 높을수록 회백질 감소·뇌실 확장 느려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매일 먹는 음식에 따라 뇌가 늙는 속도도 달라질까. 채소와 베리류, 생선 등을 강조하는 ‘마인드(MIND) 식단’을 충실하게 따른 사람들에게서 뇌 조직이 더 천천히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일 먹는 음식에 따라 뇌가 늙는 속도도 달라질까. 채소와 베리류, 생선 등을 강조하는 ‘마인드(MIND) 식단’을 충실하게 따른 사람들에게서 뇌 조직이 더 천천히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회백질 감소 속도의 차이를 나이로 환산하면 뇌 노화가 약 2.5년 늦어진 수준이었다.

중국 저장대 의대 공중보건대학원과 미국 하버드대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소속 천후이·위안창정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중·노년층의 식습관과 장기간의 뇌 구조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신경학·신경외과학·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 Psychiatry)》에 발표됐다.

마인드 식단은 지중해식 식단과 혈압 관리를 위한 대시(DASH) 식단을 결합한 것이다. 녹색 잎채소와 다른 채소, 베리류, 견과류, 통곡물, 생선, 콩류, 올리브유, 가금류 위주로 구성되고, 버터와 마가린, 치즈, 붉은 고기, 페이스트리와 단 음식, 튀긴 패스트푸드는 제한된다. 기존 연구에서는 인지 건강과의 관련성이 보고됐지만, 노화에 따른 뇌 구조 변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미국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의 자녀 세대 코호트에 참여한 1647명을 분석했다. 연구 시작 당시 평균 나이는 60세였으며, 첫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뇌졸중이나 치매의 증거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1991~2001년 건강검진 때 수집한 식품섭취빈도 설문으로 식습관을 평가하고, 1999~2019년 최소 두 차례 촬영한 뇌 MRI로 구조 변화를 살폈다. 추적 기간의 중앙값은 12.3년이었다. 마인드 식단 점수는 15점 만점으로, 참가자들의 평균은 7점에 조금 못 미쳤다.

추적 기간 동안 참가자 전반에서 전체 뇌와 회백질, 백질, 해마의 부피가 줄어드는 등 노화에 따른 변화가 나타났다. 하지만 마인드 식단 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회백질이 더 느리게 감소했다. 점수가 3점 높을 때마다 연간 회백질 부피 감소량은 0.279㎤ 적었다.

이는 노화에 따른 감소가 약 20% 적은 것으로, 연구진은 뇌 노화가 약 2.5년 늦어진 것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회백질은 기억과 학습, 의사결정, 정보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조직이다.

뇌실의 확장 속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뇌실은 뇌척수액으로 채워진 공간으로, 뇌 조직이 위축되면 커지는 경향이 있다. 마인드 식단 점수가 3점 높을 때마다 측뇌실 부피의 연간 증가량은 0.071㎤ 적었다.

노화에 따른 확장이 약 8% 적은 것으로, 약 1년의 뇌 노화 지연에 해당했다. 이 수치는 뇌 구조 변화의 차이를 나이로 환산한 값이며, 실제 뇌가 그만큼 젊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식품별로는 베리류 섭취량이 많을수록 뇌실이 더 천천히 확장됐다. 가금류 섭취는 더 느린 뇌실 확장과 회백질 감소에 관련이 있었다. 반대로 단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더 빠른 뇌실 확장과 더 큰 해마 위축에 관련이 있었고, 튀긴 패스트푸드 섭취도 해마 부피가 더 크게 줄어드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연구진은 베리류의 항산화 성분과 가금류의 양질의 단백질이 산화 스트레스와 신경세포 손상을 줄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예상과 다른 결과도 있었다. 통곡물 섭취량이 많을수록 회백질과 해마 부피가 더 빠르게 줄고 뇌실도 더 빠르게 확장됐다. 반면 제한 식품인 치즈는 섭취량이 많을수록 회백질과 해마 부피가 더 천천히 줄고, 뇌실 확장과 백질 고신호 병변도 적었다. 백질 고신호 병변은 MRI에서 밝게 보이는 부위로, 조직 손상을 나타낼 수 있다.

마인드 식단과 더 느린 뇌 구조 변화의 관련성은 여러 추가 분석에서도 유지됐다. 나이가 많거나 신체활동이 활발한 사람, 과체중이나 비만이 아닌 사람에게서 더 뚜렷했다. 연구진은 뇌 건강에 좋은 식단을 다른 건강한 생활습관과 함께 실천하는 것이 신경퇴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여서 마인드 식단이 뇌 위축을 직접 늦췄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식단 준수도가 높은 사람들은 흡연과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의 비율도 낮았다. 식사 내용을 기억해 응답하는 설문 방식의 한계가 있고, 첫 MRI 검사 당시의 경도인지장애나 이후 식단 변화, 유전적 위험 요인의 영향도 배제하지 못했다.

참가자 대부분이 백인이라는 점도 결과를 다른 인구집단에 적용할 때 고려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에도 이번 결과가 뇌 건강을 위한 식사 방식으로서 마인드 식단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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