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처를 준 사람에게 되갚아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예 그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이런 반응의 차이가 적대적 자기애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동 반응 검사에서 적대적 자기애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 여성일수록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피하고 호의를 덜 보였다. 복수 욕구와는 뚜렷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독일 로스토크대 의료원 심신의학·심리치료과 필리프 뷜핑 연구원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여성 환자 102명을 대상으로 적대적 자기애와 용서의 관계를 분석해 학술지 《행동치료 및 실험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Behavior Therapy and Experimental Psychiatry)》에 발표했다.
적대적 자기애는 자신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기면서 특권의식, 적대감, 방어적인 태도, 타인을 이용하려는 성향 등을 보이는 성격 특성을 뜻한다. 연구진은 자신을 직접 평가하는 설문만으로는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드러내기 꺼리는 특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참가자들은 성격과 용서 성향에 관한 설문지에 답하고, 컴퓨터로 진행하는 암묵적 연합검사를 수행했다. 이 검사는 단어를 분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통해 개념 사이의 자동적 연관성을 측정한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자신을 나타내는 단어와 적대적 자기애 관련 단어를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는지 살폈다. 또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한 복수 욕구, 회피 성향, 친절과 호의를 보이려는 정도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자동 반응 검사에서 적대적 자기애와의 연관성이 강할수록 전반적인 용서 성향이 낮았다. 상대를 피하려는 경향은 강했고, 상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적었다.
이러한 관계는 설문지로 측정한 자기애 성향을 고려한 뒤에도 유지됐다. 자동 반응 검사로 측정한 적대적 자기애는 복수 욕구와 유의한 관련이 없었지만, 설문지로 측정한 적대적 자기애는 더 높은 복수 욕구와 관련이 있었다. 측정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측면이 드러난 것이다.
연구진은 회피가 빠르고 자동적인 반응일 수 있는 반면, 계획적인 복수에는 의식적인 판단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연구진은 “자기보고 방식으로 측정한 용서나 자기애는 개인의 성향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하거나 임상적 상황에서 실제 행동을 예측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문과 자동 반응 검사를 함께 활용하면 성격과 대인관계 반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독일 한 병원의 여성 환자만 대상으로 했고, 실제 갈등 상황에서 보인 행동을 관찰하지 않았고, 상처를 준 사람을 피하는 행동만으로 자기애적 성격을 판단할 수도 없다는 한계가 있다.
연락을 끊거나 거리를 두는 것은 두려움이나 트라우마, 자신을 보호할 필요 때문일 수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다양한 배경의 남녀를 대상으로 검사 결과와 일상에서 관찰되는 행동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