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4일 (수)

대장 절제했는데도 용종 96개⋯먹는 신약 12주 뒤 1개로 줄어

희귀 유전질환 환자 2명서 5㎜ 넘는 용종 급감⋯초기 임상 15명 중 13명도 감소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환자가 신약 REC-4881을 복용하기 전(왼쪽)과 12주 치료 후(오른쪽) 십이지장 내시경 사진. 크기 5㎜를 넘는 용종이 96개에서 1개로 줄었다. 다만 환자 1명의 결과로, 전체 환자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뜻은 아니다. 사진=리커전 파마슈티컬스

대장을 절제한 뒤에도 위와 십이지장 등에 용종이 생기는 희귀 유전질환 환자들에게 먹는 신약이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보였다. 한 환자는 상부 위장관에서 크기 5㎜를 넘는 용종이 96개에서 1개로 줄었다. 다른 환자도 92개에서 1개로 감소했다. 대장을 절제해도 끝나지 않는 용종 질환에 약물치료의 가능성이 나타난 것이다.

미국 신약개발 기업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는 2일(현지시간)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먹는 신약 'REC-4881'의 임상 1b·2상 추가 결과를 발표했다.

대장 절제해도 다른 곳에 용종 생기는 희귀질환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은 세포가 지나치게 증식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APC 유전자 이상으로 대장과 직장 등에 수많은 용종이 생기는 유전질환이다. 용종은 장 점막에서 혹처럼 튀어나온 조직으로, 일부는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 대장을 절제하기도 하지만, 수술 후에도 위와 십이지장이나 남아 있는 직장 등에 용종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와 용종 제거를 받아야 한다.

연구진은 대장 절제술을 받은 성인 환자들에게 REC-4881을 하루 4㎎씩 12주간 복용하도록 했다. 크기 5㎜를 넘는 용종이 있던 환자 8명 중 6명은 해당 용종의 개수가 줄었고, 4명은 80% 이상 감소했다.

특히 두 환자는 90개가 넘던 용종이 각각 1개로 줄었다. 다만 이는 5㎜를 초과하는 용종의 개수로, 작은 용종까지 모두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환자 8명이 먹는 신약 REC-4881을 12주간 복용한 뒤 나타난 용종 수의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프. 크기 5㎜를 넘는 용종이 8명 중 6명에게서 감소했으며, 특히 두 환자는 각각 96개에서 1개, 92개에서 1개로 줄었다. 그래프=리커전 파마슈티컬스

약 끊은 뒤에도 감소 효과⋯암 예방 여부는 미확인

12주 후 검사 결과가 나온 15명 중 13명(87%)은 전체 소화기관의 용종 부담이 줄었다. 감소율의 중앙값은 47%였다. 용종 부담은 내시경에서 확인한 용종들의 지름을 모두 합산해 평가했다.

약을 끊고 12주 뒤 다시 검사한 13명 중 11명(85%)도 치료 전보다 용종 부담이 낮았다.

REC-4881은 세포의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MEK1·MEK2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이다. 안전성 평가를 받은 26명 중 4명(15%)에게는 중증에 해당하는 3등급의 치료 관련 이상반응이 나타났다. 별도로 4명은 경증 또는 중등도인 1~2등급 이상반응 때문에 투약을 중단했다.

이번 결과는 대장을 절제한 뒤에도 용종이 계속 생기는 환자들에게 먹는 약이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대조군 없이 진행한 소규모 임상으로, 실제 암 발생 위험이나 수술 필요성을 낮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REC-488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지 않은 임상시험 단계의 치료제다.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환자는 대장 절제 후에도 위와 십이지장 등에 용종이 생길 수 있어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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