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으로 고열과 몸살을 앓은 뒤 열이 내리고 몸 상태가 나아졌는데도 어지럼증이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일어설 때 갑자기 핑 도는 느낌이 들거나 걸을 때 몸이 휘청거리기도 한다. 대부분 독감 후유증으로 여기기 쉽지만, 귀의 평형기관이나 뇌혈관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독감 회복기에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탈수나 기력 저하 때문일 수 있다. 독감을 앓는 동안 고열로 수분 손실이 많아지고 식사량까지 줄면 혈압이 떨어지거나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려워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어지럼증을 독감 후유증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귀 안쪽의 평형기관에 문제가 생기는 이석증이다. 머리를 돌리거나 눕고 일어나는 등 자세를 바꿀 때 주변이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 짧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전정신경염도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몸의 균형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심한 어지럼증이 오랜 시간 지속되며 메스꺼움이나 보행 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처럼 어지럼증은 원인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과 지속 시간에 차이가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은 뇌졸중이다. 뇌에서 균형을 담당하는 부위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나 보행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갑자기 균형을 잡기 어려워 제대로 걷지 못하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경우, 말이 어눌해지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연락해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없더라도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과 보행 장애가 발생했다면 응급 평가가 필요하다.
어지럼증의 원인을 확인하려면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지속 시간, 동반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신경과에서는 환자의 병력과 신경학적 상태를 확인하고 안구운동, 보행 및 균형 기능 등을 평가한다. 필요에 따라 뇌 영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세란병원 신경과 뇌신경센터 권경현 과장은 “독감 회복기 어지럼증은 탈수나 기력 저하 등 여러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어지럼증이 나타났을 때는 독감 후유증으로만 생각하기보다, 걷기가 어렵거나 몸 한쪽에 힘이 빠지는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지럼증은 원인에 따라 치료와 관리 방법이 달라지는 만큼,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신경과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