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세 여성은 오른쪽 목에 큰 혹이 생긴 뒤 고개를 돌릴 때마다 머리가 핑핑 돌고 삼킴곤란 증상을 겪다가 병원을 찾았다.
팔레스타인 폴리텍대 의대 연구팀에 의하면 이 환자는 오른쪽 목에 통증을 동반한 메추리알 크기(4×3cm)의 혹이 생겼다. 이 때문에 삼킴 곤란, 어지러움, 반복적인 실신 증상 등을 호소했다. 특히 이 환자의 실신은 고개를 옆으로 돌릴 때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초기에는 경부 림프절염을 의심해 항생제 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은 좋아지지 않았다.
의료진은 정밀 검사를 위해 목 초음파 및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했다. 그 결과, 환자의 오른쪽 턱 아래 부위에 4.4cm 크기의 큰 혹(난원형 낭종)이 1.3cm 크기의 작은 혹(낭종)과 붙어 있는 독특한 형태의 다방성(여러 방으로 나뉜) 구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아 발생 과정 중 목 부위의 새열(아치 구조의 아가기 틈새)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발생하는 선천성 이상인 제2새열낭종으로 진단됐다.
환자가 실신한 것은 '경동맥동 증후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목에 생긴 큰 혹이 혈압과 심장박동을 감지하는 부위(경동맥동)를 물리적으로 압박했고, 환자가 고개를 돌릴 때 이 압박이 심해지면서 과도한 미주신경 반사가 일어났다. 이 때문에 심박수가 뚝 떨어지고 저혈압, 실신으로 이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전신 마취를 한 뒤 혹을 완전히 잘라내는 수술을 했다.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 이 혹은 제2새열낭종으로 최종 확인됐다. 환자는 수술 일주일 뒤 추적 관찰에서 수술 부위가 잘 아물고 어지러움과 실신 증상이 완전히 사라져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례(증례) 연구 결과(Carotid sinus syncope caused by a unique multilocular second branchial cleft cyst: a case report)는 국제학술지 《의학증례 보고 저널(Journal of Medical Case Reports)》에 실렸다.
목 주변에 만져지는 도드라진 혹은 흔히 감기나 피로로 인한 임프절(림프절) 비대증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선천성 질환인 새열낭종처럼 특정 구조적 이상에서 비롯된 낭종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 주변 신경이나 혈관을 압박할 수 있다.
이번 사례처럼 낭종이 목혈관 주변에 있는 경우, 심장 박동과 혈압 조절에 관여하는 경동맥동을 자극해 뇌로 가는 혈류 변화를 일으키고 정신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목에 만져지는 혹이 없어지지 않거나 특정 자세에서 어지러움, 현기증을 느낀다면 단순 피로로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초음파, CT 검사 등 정밀 영상 검사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대처해야 한다.
국내외 임상 통계를 보면 선천성 목(경부) 종물 중 가장 흔한 것은 갑상설관낭종이며, 이어 두 번째로 흔한 것이 바로 제2새열낭종이다. 이는 전체 새열 기형의 약 95%를 차지하며 주로 출생 전 태아의 새열(아가미 틈새)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흔적이 완전히 퇴화하지 못해 발생한다.
새열은 어류나 양서류 같은 척추동물 원시 조상의 ‘아가미’가 발달하는 부위와 진화적으로 같은 자리에 해당한다. 대개 소아나 청소년기, 20대 전후의 젊은 연령층에서 부드러운 혹 형태로 발견되며, 평소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기도 감염 등으로 염증이 생겨 갑자기 커지거나 이번 사례처럼 주변 혈관과 신경을 압박해 신경학적·혈역학적 이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약물 치료보다는 원인이 되는 낭종 자체를 외과적으로 완전히 도려내는 수술적 절제가 표준 치료로 꼽힌다.
[자주 묻는 질문]
Q1. 목에 만져지는 혹은 모두 수술로 제거해야 하나요?
A1. 모든 목의 혹이 수술 대상은 아닙니다. 염증이나 감염에 의한 임프절 비대는 약물 치료로 호전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제2새열낭종처럼 선천적인 구조 이상으로 발생한 낭종은 자연 소실되지 않으며, 크기가 커지거나 이번 사례처럼 주변 신경 및 혈관을 압박해 실신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이 있으니 외과적 절제를 통한 근본적인 치료가 권장됩니다.
Q2. 고개를 돌릴 때마다 어지럽고 정신을 잃는 증상은 어떤 질환을 의심해야 하나요?
A2. 고개의 회전 등 특정 자세 변화와 연관돼 발생하는 어지러움과 실신은 경동맥동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경동맥동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사례처럼 목 주변의 종양이나 낭종에 의한 물리적 압박 외에, 노화나 동맥경화 등으로 인해 경동맥 부위가 자극을 받을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Q3. 제2새열낭종은 어떤 검사로 진단할 수 있나요?
A3. 일차적으로는 비침습적이고 방사선 노출이 없는 고해상도 목 초음파 검사를 통해 낭종의 형태와 내부 구조를 확인합니다. 이후 수술 계획을 세우고 주변 혈관 및 신경과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조영제를 사용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추가로 시행해 진단을 확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