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는 22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심의위원회를 열어 재생의료기관이 낸 임상연구 실시계획 3건을 심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중 말기 대장암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쓰는 연구 1건은 적합, 2건은 부적합으로 의결됐다.
적합 의결된 과제는 전이성·재발성 말기 대장암 환자에게 본인의 T 림프구와 자연살해세포를 차례로 투여하는 중위험 세포치료 임상연구다. 전이성·재발성 말기 대장암은 간, 폐, 복막 등으로 전이된 4기 상태다. 절제술과 표적 항암치료 같은 표준 치료가 실패하면 쓸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연구는 표준치료에 실패한 환자의 혈액에서 자연살해세포와 T 림프구를 분리해 일정 기간 배양한 뒤 차례로 투여하는 방식이다. 자연살해세포는 선천면역을 맡은 세포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종양세포 같은 비정상 세포를 알아보고 파괴한다. T 림프구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공격하고 다른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면역반응을 조절한다.
이 연구는 치료의 안전성을 확인한다. 암의 진행이 억제되거나 크기가 줄어든 환자 비율(질병 조절률)과 암이 악화되지 않고 유지되는 기간(무진행 생존기간)과 같은 치료 효과도 평가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효과가 확인되면 더 이상 치료 대안이 없는 말기 대장암 환자에게 맞춤형 면역세포치료라는 새 선택지가 생기고 삶의 질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심의위원회는 첨단재생바이오법에 따라 설치된 기구다.
첨단재생의료는 사람 세포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기관의 연구·치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하는 첨단바이오의약품과는 관리 체계가 다르다. 재생의료기관은 연구계획이나 치료계획을 이 위원회에 내야 한다. 위원회가 안전성과 유효성, 위험도 구분이 적절한지 따져 적합 통보를 한 뒤에야 연구나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위원은 의료인, 세포·면역 분야 연구자, 윤리·환자 대변 전문가 등 위원장을 포함해 25명 이내다.
말기 대장암, 치료 선택지가 얼마나 적나
대장암은 2023년 신규 환자가 3만2610명으로 한국 암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9~2023년 진단 환자 중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진 원격 전이 상태로 발견된 환자는 16.0%를 기록했다. 이들의 5년 상대생존율은 20.4%로, 암이 한 곳에 머문 국한 상태(94.9%)나 주변으로 퍼진 국소 진행 상태(82.4%)와 큰 차이가 난다.
면역항암제도 대장암에서는 쓸 수 있는 환자가 제한적이다. 면역항암제가 효과를 내는 유형(MSI-H)은 대장암의 약 5%에 그치고, 나머지는 주로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한다.
이번 연구는 표준치료가 듣지 않는 이런 환자에게 본인의 면역세포를 키워 투여하는 방식을 시험한다.
첨단재생의료 심의, 문턱 얼마나 높나
이번 심의에서 적합 의결된 연구는 3건 중 1건이다. 지난 7월 8차 심의에서도 실시계획 6건 가운데 4건이 부적합 의결됐다. 당시 적합 2건은 환자 본인의 자연살해세포(NK세포)를 쓰는 진행성 간세포암 연구와 림프종 환자 대상 면역세포(CIK세포) 유지요법 연구다. 두 연구 모두 중위험으로 분류됐다.
심의위원회는 6월 자연살해세포 등 자가 면역세포 배양을 쓰는 임상연구·치료의 위험도를 중위험에서 저위험으로 낮추기로 의결했다. 저위험이 되면 2~3년 걸리는 선행 임상연구 없이 치료계획을 신청할 수 있다. 복지부는 고시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