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암등록통계 기준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7.0%로 모든 암 중 가장 낮다. 조기 진단이 어려워 진단 때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환자가 2019~2023년 진단 기준으로 43.3%에 달한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수술을 받는 환자는 5명 중 1명 수준이다.
몸 밖에서 쬐던 방사선을 암 덩어리 속에 직접 넣으면 수술 가능한 환자를 늘릴 수 있을까. 이 병원이 이스라엘 기업과 함께 답을 찾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스라엘의 종양 치료제 개발 기업 '알파 타우 메디컬(Alpha Tau Medical Ltd.)과 서울에서 업무협약(MOU)을 22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2016년 설립된 알파 타우는 확산형 알파 방출체 방사선 치료법 '알파 다트(Alpha DaRT®)'를 개발했다. 췌장암을 비롯한 여러 고형암 환자에게 쓰는 국소 방사선 종양 치료 기술의 연구·개발과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알파 다트는 몸 밖에서 방사선을 쬐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암 덩어리 안에 아주 작은 방사선 치료 캡슐(전달체)을 직접 넣어 암을 안쪽에서 공격하는 표적 치료법이다.
알파 입자는 이동 거리가 매우 짧다. 알파 타우는 이 점을 활용, 주변 정상 장기와 조직은 덜 건드리고 암 조직만 골라 파괴하는 치료가 가능한지 검증 중이다.

두 기관은 이번 협약으로 췌장암 치료에 알파 타우의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협력할 계획이다. 특히 수술받을 수 있는 환자가 극히 제한적인 췌장암에서, 암의 병기를 낮추는 '병기 하향(Down-staging)'을 유도해 치료 대상을 넓힐 수 있는지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췌장암은 국내 암 사망 원인 4위로, 대부분의 암과 달리 사망률이 계속 오르고 있다. 병원은 새 치료법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김희철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은 "이번 MOU가 췌장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찾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치료 기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뉴스위크 ‘2027 세계 최고 전문병원' 평가에서 암 분야 세계 5위, 한국 1위에 올랐다. 암병원 췌담도암센터는 다학제 진료팀과 신속 진단·치료 체계를 갖췄다. 2008년부터 2025년까지 이곳에서 실시한 췌장암 수술은 4,037건을 기록했다.

방사선 치료 기술 어디까지 왔나
방사선 치료는 한국 암 환자 3명 중 1명 안팎이 받는다. 가장 흔한 방식은 몸 밖에서 X선 등을 쬐는 선형가속기 치료지만, 최근에는 병변에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입자선 치료가 더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양성자치료기를 갖춘 국내 병원 중 하나이고, 중입자치료기는 신촌세브란스병원이 운영 중이다. 서울대병원은 부산 기장에 중입자치료센터를 이르면 2027년 하반기 열 예정이며, 서울아산병원도 2031년 가동을 목표로 공사에 들어갔다.
몸속에서 암세포를 겨냥하는 방사성의약품도 확대되고 있다. 알파 입자를 내는 라듐-223 제제(Xofigo)는 2013년, 루테튬-177 기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는 2022년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최근에는 악티늄-225 등 알파 방출 물질로 만든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고, 한국에서도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알파 다트, 효과는 어디까지
알파 다트는 이 흐름에서 '종양 속에 직접 넣는' 방식이라는 점이 다르다.
알파 타우는 올해 1월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에서 캐나다 몬트리올의 췌장암 초기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회사에 따르면 2~4기 췌장암 환자 32명에게 내시경초음파로 알파 다트를 넣은 결과, 종양이 일정 수준 이상 줄어든 환자는 22%를 기록했다. 종양이 줄었거나 더 커지지 않고 유지된 환자는 81%였다. 안전성을 먼저 확인하려고 낮은 용량으로 치료한 첫 2명을 빼면 각각 23%, 87%를 나타냈다.
다만 소규모 초기 임상 결과를 회사가 학회에서 발표한 단계다. 치료 효과와 안전성은 더 큰 규모의 임상에서 검증돼야 한다.
알파 타우는 미국에서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하는 췌장암 임상시험(IMPACT)도 진행 중이다. 올해 4월 FDA가 대상 환자를 총 40명으로 늘리도록 승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