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주로 어린 시절 진단받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20대 여성에게서도 신규 진단이 크게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여성의 경우 아동기에 이어 20대 초반에 ADHD 진단이 다시 증가하는 독특한 양상도 확인됐다.
일본 신슈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사사야마 다이메이 교수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일본 전국 의료청구자료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4년간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ADHD의 신규 진단 추세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2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됐다.
20대 여성 ADHD 진단, 아동기 수준까지 증가
연구팀은 일본 인구의 약 99%를 포함하는 국가 의료보험 청구자료를 활용했다. 기존 진단 환자를 제외한 분석 대상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신규 진단자 162만1682명과 ADHD 신규 진단자 148만3470명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신규 진단자 중 남성은 108만6400명(67.0%), ADHD 신규 진단자 중 남성은 94만2578명(63.5%)으로 두 질환 모두 남성 비중이 높았다.
분석 결과 두 질환 모두 5~9세에서 신규 진단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신규 진단자의 26.9%(43만5999명), ADHD 신규 진단자의 26.2%(38만9051명)가 이 연령대에 해당했다.
성별로 구분하자 ADHD에서 주목할 만한 차이가 나타났다.
남성은 어린 시절 신규 진단 비율이 가장 높고 이후 연령이 높아지면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여성은 5~9세에 이어 20~24세에서도 신규 진단 비율이 높아지는 두 번째 정점이 관찰됐다.
이러한 현상은 2017년 무렵부터 뚜렷해졌으며, 2020년에는 20대 초반 여성의 신규 진단 비율이 아동기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연구진은 특히 2020년 이후 젊은 성인 여성의 ADHD 진단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성인에서는 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진단 양상도 달라졌다. 20세 이상에서 ADHD 신규 진단 비율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넘어선 시점은 여성이 2013년, 남성이 2014년이었다. 이후 성인 ADHD 진단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 같은 변화가 ADHD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대와 관련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발달 초기의 특성을 통해 비교적 어린 나이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ADHD는 어린 시절 증상이 뚜렷하게 인식되지 않다가 대학 진학이나 취업 이후 학업·직장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진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여성의 성인 ADHD에 관한 소셜미디어 논의가 확산된 시기와 20대 여성의 진단 증가 시점이 맞물렸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소셜미디어가 실제 진단 증가를 일으켰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ADHD·자폐 동시 진단도 적지 않아
두 질환을 함께 진단받은 환자들의 특성도 분석했다.
자폐스펙트럼장애와 ADHD를 모두 진단받은 사례 가운데 46.3%인 54만1149명은 두 질환을 동시에 진단받았다. 서로 다른 시점에 진단받은 경우에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먼저 진단받고 이후 ADHD를 진단받는 사례가 더 많았다.
연구진은 두 질환의 동시 진단이 많다는 점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여러 발달·행동 특성을 함께 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연구팀은 2023년의 연령별 신규 진단 비율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49세까지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을 누적 확률을 15.7%, ADHD는 14.2%로 추정했다. 다만 이는 실제 인구에서 확인된 유병률이 아니라 특정 연도의 진단 비율을 토대로 계산한 예측치다.
연구진은 최근 진단 양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이러한 추정치를 실제 질환 발생 위험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의료기관에서 기록된 진단자료를 분석한 것이어서 실제 ADHD나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가 늘어난 것인지,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의료 접근성 확대에 따라 진단받는 사람이 많아진 것인지는 구분할 수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