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1일 (목)

양성자·중입자 치료 시설 10년 내 3배 전망⋯환자도 그만큼 따라올까?

NASA도 병원 빔으로 우주 부품 시험⋯암 치료 가속기, 반도체 시험대에도 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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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자·중입자 치료 시설 10년 내 3배 전망⋯환자도 그만큼 따라올까?
기존 방사선 암치료를 뛰어넘는 중입자, 양성자 등 입자를 이용한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세계적으로 관련 시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암세포엔 방사선을 집중 조사하고, 주변 정상 조직의 방사선 노출은 최대한 줄인다. 양성자·중입자 치료가 기존 방사선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차세대 암 치료법으로 주목 받는 이유다.

관련 시설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에선 당장 내년 하반기 부산 기장에서 서울대병원 중입자가속기치료센터가 문을 연다. 연세암병원에 이은 국내 두 번째이자 비수도권 첫 중입자치료센터다. 서울아산병원도 2031년 가동을 목표로 중입자치료센터 건립 작업에 들어갔다.

동남권의 방사선 암치료 환경에도 큰 변화다. 특히 기장 중입자치료센터 개원을 앞두고 “중입자와 치료 영역이 다른 양성자 치료 기반도 동남권에 필요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동남권 양성자치료센터 구축 방안’ 심포지엄도 이런 흐름에서 주목된다. 양성자 치료(proton therapy)의 임상적 필요성부터 5000억원대 가속기를 의료뿐 아니라 연구·산업에 활용하는 방안까지 논의됐다.

관련기사: "수도권에만 있는 양성자 치료⋯동남권 암 환자는 언제까지 서울로 가야 하나"(코메디닷컴 2026년 9월 25일자. https://kormedi.com/2873478/)

일본 양성자센터 20곳, 중국 10곳⋯한국은 2곳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 한영이 교수는 이날, 세계 양성자 치료 시설이 2010년 25곳에서 올해 128곳으로 늘었다고 소개했다. 향후 10년 안에 국내 입자 치료 시설도 현재의 거의 3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아시아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아시아·오세아니아에서 가동 중인 양성자 치료 시설은 55곳. 건설·계획 중인 곳까지 합치면 72곳으로 늘어난다. 현재 8개국인 가동 국가도 향후 13개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가까운 일본에는 이미 20곳, 중국에는 10곳이 가동 중이다. 반면 한국에서 양성자 치료를 하는 곳은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 2곳뿐이다.

국내에서도 추가 도입이 추진되고 있지만 상당수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동남권 양성자치료센터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치료기 한 대를 더 들여놓는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에 집중된 입자 치료의 지역 접근성을 넓히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

다만 시설이 늘어나는 만큼 치료 대상 환자가 따라올지는 별개의 문제다. 양성자 치료가 모든 암에서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우월한 것도 아니다. 결국 어떤 암, 어떤 환자에게 양성자 치료의 이점이 큰지를 가려내면서 늘어나는 시설에 걸맞은 치료 수요를 확보해야 한다.

암 치료 넘어 반도체·우주항공에도 양성자빔 쓰인다

그렇다면 수천억원을 들인 양성자가속기를 암 치료에만 활용해야 할까?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유도솔 전략연구개발부장(방사선종양학 전문의)은 치료와 연구 기능을 함께 갖춘 ‘양성자 조사·평가 플랫폼’을 제안했다.

임상용과 연구개발용 빔타임을 분리해 대학·연구기관·기업도 양성자 빔(beam)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조사부터 측정·분석·시험성적까지 한 곳에서 처리하자는 구상이다. 미국 NASA가 의료기관의 양성자 시설을 우주용 전자부품의 방사선 시험에 활용하는 사례도 소개했다.

㈜네이처플라워세미컨덕터 신병철 부사장은 이를 반도체 산업과 연결했다. 양성자 빔을 전력반도체 성능 조정에 활용하고, 우주·항공·국방·자동차 전장용 반도체가 강한 방사선 환경을 견딜 수 있는지도 시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대상 시험·평가 서비스까지 확대하면 암 치료와는 또 다른 ‘제2의 양성자가속기 시장’도 열 수 있다고 봤다.

중입자에 양성자까지⋯기장에서 함께 돌리면?

부산 기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결국, 양성자치료센터 하나 때문만은 아니다. 내년 하반기 서울대병원 중입자가속기치료센터가 환자 치료를 시작한다. 여기에 암 치료에 강한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있고, 인근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에는 수출용 신형연구로와 전력반도체 관련 기반도 들어서 있다.

여기에 양성자치료센터까지 들어선다면 중입자와 양성자를 함께 갖춘 지역 방사선 암치료 기반이 만들어진다. 두 치료법은 물리적 특성과 적합한 환자군이 다른 만큼 환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서로 역할을 보완할 여지도 생긴다.

연구·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림은 더 커진다. 양성자와 중입자, 연구로, 방사성동위원소, 전력반도체를 한 지역에서 연계할 수 있어서다.

결국 관건은 두 가지다. 동남권에서 양성자 치료가 필요한 환자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또 5000억원대 가속기를 암 치료를 비롯해 연구·반도체·우주항공 분야까지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다. 내년 문을 여는 서울대병원 중입자치료센터가 그런 가능성을 엿볼 첫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

앞줄 왼쪽부터 (주)네이처플라워세미컨덕터 신병철 부사장.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정승필 의학원장,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 한영이 교수,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 이세병 교수, 한국원자력의학원 장원일 기획조정실장. 맨 뒷줄 왼쪽에서 두번째는 발제자 중의 한 명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유도솔 전략연구개발부장. 사진=동남권원자력의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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