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3일 (수)

기증 시신 부족한 의대에 제공 길 열린다⋯해부·지도 자격도 확대

국무회의, 시체해부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전문의 5년 재직 요건 삭제, 비전공 교수·강사도 전문성 갖추면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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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앞줄 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9월 18일 오후 서울 명동 뷰티플레이 명동점에서 ‘K-뷰티 글로벌 No.1 도약을 위한 청년 화장품 기업 간담회’를 가졌다. 기업인들로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복지부

의대 해부교육에 필요한 기증 시신이 부족할 경우 일정한 기준을 갖춘 기관을 통해 다른 의대에 교육용 시신을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시신을 직접 해부하거나 학생들의 해부를 지도할 수 있는 자격도 재직 기간보다 전문성을 중심으로 넓어진다.

보건복지부는 22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지난해 11월 시체해부법이 개정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개정 법률에서 넓힌 해부·해부 지도 자격의 세부 기준과 교육목적 시체제공기관의 허가 요건, 과태료 기준 등을 구체화했다.

종합병원 전문의 ‘5년 재직’ 요건 삭제

먼저 시신을 해부할 수 있는 의사·치과의사의 자격이 확대된다.

그간 종합병원에서 전속 전문의로 5년 이상 근무해야 하는 요건이 있었지만 이를 삭제했다. 앞으로는 의과대학·치과대학·한의과대학 또는 의료기관에 재직하는 의사나 치과의사가 시체해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해부할 수 있다.

해부 지도를 할 수 있는 인력도 넓어진다.

기존에는 의과대학 등에 재직하면서 해부학·병리학·법의학을 전공한 교수·부교수·조교수가 주로 해부를 지도했다. 법 개정으로 이들 전공자의 경우 강사도 포함된다.

세 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교수·부교수·조교수·강사도 일정한 전문성을 갖추고 시체해부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으면 해부나 해부 지도를 할 수 있다.

다만 단순히 재직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비전공자는 해부 관련 분야에서 석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하고, 관련 과목을 9학점 이상 이수했거나 해부 관련 경력이 4년 이상이어야 한다.

기증 시신 부족한 의대에 교육용 제공

이번 개정의 또 다른 핵심은 ‘교육목적 시체제공기관’의 허가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법 개정으로 기증 시신이 부족한 의과대학에 학생 교육을 목적으로 시신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 시행령은 이를 담당할 기관이 갖춰야 할 시설과 인력을 구체적으로 정했다.

기관에는 해부실습실과 검사실, 시신 안치실이 있어야 한다. 공기정화시설과 배수시설, 냉난방·조명시설도 갖춰야 한다.

인력 기준도 마련했다. 조교수 이상의 책임자를 두고 시신 처리 담당자와 기증 상담 담당자를 확보해야 한다.

다만 이는 기증 시신을 기관끼리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게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법에서 정한 교육 목적과 허용 범위 안에서, 허가받은 기관을 통해 제공하도록 관리하는 제도다.

허용 범위 벗어나 제공하면 최대 500만원 과태료

기증 시신의 관리 의무도 강화된다.

법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나 시신을 제공하거나 정보시스템을 통한 이용 현황 등의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는 위반 횟수에 따라 1차 200만원, 2차 300만원, 3차 500만원으로 정했다.

복지부는 시행령과 함께 시체해부심의위원회의 구성·운영, 정보시스템을 통한 시신 이용 현황 보고 방법 등을 구체화하는 시행규칙 개정도 추진한다. 시행령은 관보 게재와 공포 절차를 거쳐 공포한 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임을기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관은 “해부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시체 해부와 해부 지도에 참여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되고, 기증 시신이 부족한 의과대학에 교육 목적으로 시신을 제공하는 기관의 구체적인 허가 기준도 마련된다”며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존중하면서 기증 시체가 적정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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