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4일 (월)

"잘 안 들린다"는 부모님... 어느 단계에서 보청기 껴야 할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설 귀성 앞두고, 고향에 계신 팔순 아버지와 통화하다 깜짝 놀랐다. 아버지가 도통 알아듣지 못했다. 평소보다 목청을 높이는 바람에 회사 동료들 눈총까지 받아야 했다. 마침 어머니가 전화를 바꿔 “아버지 청력이 점점 떨어진다” 전했다. 보청기 써야 하지 않느냐 하니 “이미 끼고 있는 동네 친구들도 엄청 불편해한다며 망설이는 눈치"라 했다.

청력은 5단계로 나뉜다. 일상적인 대화에서 작은 소리를 듣기 어려울 수 있는 수준을 경도 난청(25∼40dB), 일상 대화에서 불편을 느끼는 정도를 중도 난청(41∼55dB)이라 구분한다.

그 이상인 중고도 난청(56∼70dB), 고도 난청(71∼90dB), 심도 난청(91dB 이상)은 큰 소리 외엔 거의 듣지 못한다. 그때부턴 수술도 필요하다.

난청이 생기는 원인은 여럿이다. 이처럼 나이 들어 생긴 ‘노인성(性)’ 난청은 65세 이상 인구의 약 40%가 겪는다. 최근 이어폰 등 스마트기기 사용의 증가 탓에 소음성 난청도 증가 추세다.

‘중도 난청’(41~55dB) 구간에서 청각 개선 효과 높아

갑자기 청력이 감소하는 돌발성 난청의 경우 원인이 명확하지 않지만 바이러스 감염,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안쪽 귀, 내이(內耳)에 발생해 어지럼증과 청력 감소가 같이 나타나는 메니에르병, 뇌수막염이나 중이염 등의 귀 질환 등도 난청의 원인이다.

난청 정도에 따른 보청기 착용 효과가 높은 것은 중도난청~중고도난청~경도난청~고도난청~심도난청 순(順)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 보청기클리닉 이일우 과장(이비인후과)도 “보청기를 착용하기 가장 좋은 청력 기준은 ‘중도 난청’으로 일상 대화에서 작은 소리를 듣기 어려운 정도”라며 “보청기로 청력을 개선함으로써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된다”고 했다. 보청기를 통해 추가적인 청력 손상을 막을 수도 있다.

보청기, 불편해도 치매 예방 지름길

난청을 내버려 두면 그렇지 않아도 나이 들면서 떨어지는 인지 능력을 더 빠르게 떨어뜨린다. 뇌로 전달되는 소리 자극이 줄어들기 때문. 치매로 갈 가능성을 높이는 것. 고신대복음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출신 이봉희 과장도 “보청기는 의사소통 능력을 돕고, 그래서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며 “설 연휴 중 부모의 청력 감소가 확인되면 보청기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난청 정도를 측정하는 청력 검사. [사진=온종합병원]
한편, 보청기는 착용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장 큰 불편이 울림 현상. 자기 목소리가 울려서 들리거나, 주변 소리가 동굴에서 울리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되므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뇌가 새로운 소리에 적응하려면 보통 2∼3개월이 걸리기 때문. 여기다 무선 보청기가 번거롭다면 단순한 형태 보청기나 충전식 보청기를 선택하면 초기 적응 기간의 불편함을 덜 수 있다.

보청기 평균 사용기한은 약 5년 정도. 하지만 관리를 잘 하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보청기는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때는 습기 제거제가 들어있는 보관함에 넣어둔다. 또 먼지나 이물질이 쌓이지 않게 사용 후에는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낸다. 특히 마이크와 스피커 부분은 알코올로 자주 청소해두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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