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먹는 ‘국민 약’ 되어버린 고지혈증 약

[송무호의 비건뉴스] 의사도 말하지 않는 콜레스테롤의 숨겨진 진실 ①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의사: “당뇨나 혈압약 외에 드시는 게 따로 더 있나요?”
환자: “아~, 콜레스테롤 약도 먹습니다.”
의사: “수치가 얼마나 되나요?”
환자: “몰라요. 그냥 의사가 먹어야 한다 해서 먹는데요….”

하루에도 수차례 반복되는 대화다. 요즘 진료를 하면서 느끼는 특이한 점은, 너무 많은 분이 콜레스테롤 약(고지혈증 약)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의대생 시절, 약리학 첫 시간에 들었던 "모든 약은 독“이라는 명언을 믿는 나로서는, 환자들이 이미 복용하고 있는 약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무슨 보약이나 되는 듯 콜레스테롤 약을 먹는 게 과연 건강에 좋을까 의문이 생겼다.

콜레스테롤은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나쁜 성분이라 알고 계신 분들이 많다. 고지혈증으로 진단 되면 콜레스테롤 합성을 저해해서 수치를 낮추는 스타틴(statin) 계열의 약을 먹는데, 놀랍게도 이 약이 어느새 누구나 다 먹는 ‘국민 약’이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5년 간 외래 처방 약 1위가 스타틴 계열 '리피토(Lipitor)'다 [1]. 전 세계적으로도 지난 25년간 가장 많이 팔린 약이 리피토라 하니 그야말로 블록버스터급 약물이다 [2]. 현재 미국에서는 40세 이상 성인의 28%가 스타틴 약을 먹고 있다고 한다 [3].

콜레스테롤이란 무엇인가? ‘콜레’는 고대 그리스어로 간(肝) 아래에 붙어 있는 작은 주머니 담낭(쓸개)을 뜻하고 ‘스테롤’은 스테로이드 알코올의 줄인 말로 스테로이드 계열 화합물이란 뜻이다.

콜레스테롤은 밀랍(wax, 꿀벌이 벌집을 만들기 위하여 분비하는 끈적끈적한 물질)과 유사한 물질로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이고, 에스트로겐이나 테스토스테론 같은 성(性)호르몬, 코티졸 등의 부신(副腎)호르몬, 비타민 D, 담즙, 그리고 뇌와 신경조직을 만드는 재료로 인체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성분이다 [4].

일반적으로 혈액으로 콜레스테롤 검사를 받게 되면, 총콜레스테롤, LDL(low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 HDL(high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 중성지방(Triglyceride)까지 4가지 수치를 확인한다.

콜레스테롤은 참 복잡한 물질이다. 일반인뿐 아니라 의사도 전공이 아닌 분은 잘 모르니 가능한 한 쉽게 설명해 보겠다.

우리 몸에는 두 가지 형태의 지방(기름)이 있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다. 중성지방은 이름에 ‘지방’(脂肪)이란 말이 붙어 있으니 지방이란 걸 금방 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은 어떤 물질인지 이해하기 힘든데, 콜레스테롤도 지방의 한 종류다.

자동차에도 두 종류의 기름이 있다. 콜레스테롤은 엔진오일처럼 구조를 유지하는 일을 하고, 중성지방은 연료통에 들어가는 휘발유처럼 에너지원이다. 같은 지방이지만 성질이 다르고 역할이 다르다.

또한 콜레스테롤은 세포나 호르몬을 만드는 재료고, 중성지방은 남은 칼로리를 지방세포에 보관하여 추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그렇다면 흔히 생각하듯 콜레스테롤은 건강의 적일까?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Dailypharm http://www.dailypharm.com/Users/News/NewsView.html?ID=272541
2. Fiercepharma https://www.fiercepharma.com/pharma/from-old-behemoth-lipitor-to-new-king-humira-u-s-best-selling-drugs-over-25-years
3. NBC News https://www.nbcnews.com/health/heart-health/too-many-people-stop-their-lifesaving-statins-doctors-say-n789686
4. AE Morgan, KM Mooney, SJ Wilkinson, et al. Cholesterol metabolism: A review of how ageing disrupts the biological mechanisms responsible for its regulation. Ageing Research Reviews 2016;27:108-24.

    송무호 의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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