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5월 의료붕괴'...전공의 설득 실패는 '의료침몰'
방재승 교수 "사직은 마지막 카드...이조차 매도하면 제자 설득할 면목 없어"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에 반발한 사직 전공의들을 병원에 돌아오도록 설득하지 못한다면, 5월부턴 의료붕괴가 현실화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규정상 올 상반기 수련 복귀가 불가능해지는 5월부턴 장기적인 의료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방재승 위원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교수의 마지막 카드가 사직 아니겠는가"라며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 복귀를 설득하기 위한 배수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방 위원장은 "정부가 교수들의 사직을 매도하면 교수로선 제자인 전공의와 의대생을 더이상 볼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사직) 해도 안되는데, '우리가 항복하겠습니다. 전공의들 돌아오세요.'라고 (설득)하면 (전공의들이) 돌아오겠는가"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의대 교수의 사직이라는 마지막 카드에도 전공의 복귀 설득에 실패한다면 의료붕괴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방 위원장은 "전공의와 의대생이 안 돌아오면 5월부터 의료붕괴는 시작"이라며 "환자들에겐 미안한 부분이지만, 아무리 교수들이 환자를 진료한다고 해도 의료붕괴는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과거 '타이타닉호의 침몰'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타이타닉 선장이 '암초 충돌이 예상돼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말한 항해사를 향해 '손님들에게 불안을 준다'며 매도하는 상황"이라면서 "결국 (배가) 암초에 충돌해 침몰하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침몰의 불안을 잊기 위한 연주로는 승객을 살릴 수 없다"고도 비판했다.
같은 이유에서 '주 1회 휴진'도 추진한다고도 해명했다. 그나마 진료실을 지키는 있는 의료진이 번아웃으로 이탈하지 않기 위해 의료현장이 더 버티며 시간을 끌기 위한 고육지책이란 주장이다.
암환자단체, 사람 죽는 의료대란 우려…정부-의료계 모두 즉각 멈춰야
다만, 환자단체들은 의대 교수들의 이러한 결정에 큰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중증, 난치환자가 치료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의료대란을 부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환자단체에선 정부와 의료계 모두 강대강 대치를 즉각 중지하고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24일 성명문을 통해 정부와 의료계에 "이 사태를 종식할 특단의 조치와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명문은 "현재 2달 넘게 전공의 사직과 의대 교수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이미 암환자와 그 가족들은 탈진 상태로 무력감에 지쳐있다"며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지연과 취소 그리고 외래 진료마저 지연과 연기 속에 환자와 가족은 초인적인 인내심을 가지고 겨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이 주 1회 수술과 외래 진료를 멈추는 것은 암환자들에게 죽음을 선고하고 투병 의지를 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암환자권익협의회는 다음의 4가지 요구사항을 촉구했다.
1. 전공의는 즉각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길 촉구한다.
2. 상급종합병원은 주 1회 의료 중단 발표를 철회하라.
3. 정부는 의료현장을 점검하고 대책을 강구하라.
4. 정부와 의료계는 무책임하고 반인도적 태도를 중단하고 즉각 환자들과 3자 협의체를 구성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