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천적' 유방암... 남편은 어떻게 해야 하나?

'2023 항노화바이오헬스산업체험박람회' 특강- 정창신 교수(유방외과, 삼성창원병원)

우리나라 많이 생기는 6대 암 중에서 유방암은 5위다. 그런데 위암, 대장암, 간암은 해마다 발생률이 점점 줄고 있다. 그런데 유방암만은 지난 20년간 계속 증가세다. 최근 10년만 보면, 2배로 늘었다. 어느덧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 됐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특히 40~55세 중년에 잘 생긴다. 유방 젖줄과 유방 젖샘에서 시작된 암이 가장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계는 젊은 여성에게서도 많이 생긴다. 폐경 후에야 많이 생기는 미국, 유럽 등 서구 여성들과는 완전히 다른 차이다. 거기에 젊은 유방암은 진행 속도가 더 빠르고, 예후도 나쁘다고 알려져 있다.

40~55세 잘 생기나, 더 젊은 나이에도 많이 생겨

지난 2021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폐경 전에 유방암이 생긴 환자들 평균 연령이 서구는 58.3세, 아시아는 39.3세였다. 20살이나 더 일찍 유방암이 생긴다는 것.

게다가 아시아계 여성은 치료가 쉽지 않은 유형의 악성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고, 유방암을 유발하는 유전 변이조차 더 잘 생긴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아시아계 여성들에게서 유방암 발병 시기가 빠른 이유다.

유방암 발병 요인은 여러 가지다.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면 확률이 높아진다.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인 경우다. 폐경 전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병합한 호르몬 대체 요법을 장기간 받은 경우도 그렇다.

출산을 하지 않았거나, 30세 이후 고령 출산,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경우도 고위험 인자. 여기에 비만, 음주, 흡연도 발병 위험도를 높인다. 특히 폐경 후 비만은 더 위험하다.

다행인 건 한국 여성들에 유방암이 많다 보니, 진단과 치료법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 삼성창원병원 정창신 교수(유방·갑상선암센터)는 “정부가 유방초음파를 2021 건강보험 개편 때부터 보험을 적용하기 시작하는 등 조기검진에 대한 사회적 기반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정창신 교수. [사진=삼성창원병원]
기존에 해오던 조직검사는 물론 유방초음파, CT와 MRI, PET 등 각종 영상검사로 진단 정확도까지 훨씬 높아졌다.

정 교수는 이어 “진단검사에 인공지능(AI)이나 유전자분석법(맘마프린트, 온코타입 DX 등)을 활용하고, 항호르몬 치료와 로봇수술까지 치료법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도 했다.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내시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에다 항암요법, 항호르몬요법, 표적치료, 방사선치료 등 다학제적인 치료가 더해진다. 최근엔 환자의 상태나 유방암의 생물학적 특징에 따라 맞춤치료까지…. 우리나라 유방암 5년 생존율(92.7%, 2012~2016년)이 미국, 캐나다, 일본보다 더 높은 건 그 때문이다.

‘가족 해체’까지… 남편과 가족 도움 절대 필요

발병 가능성이 높은 환자군에 대해 선행적으로 항암치료를 하는 대상도 늘고 있다. 미리 항암치료에 들어가기에 유방 전체를 도려내지 않고 문제가 되는 부위만 작게 잘라내는 등 치료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유방 근처 림프절로 전이되는 것도 미연에 방지한다.

유방을 잘라내는 절제술과 함께 유방을 되살리는 복원술까지 한 번에 하는 경우도 많다. 유방암 수술 전후 환자가 겪을 심리적 충격을 최소화하는 장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의 15.3%가 이혼, 별거의 아픔을 겪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자살하는 경우도 있다. “암에 걸렸다”는 충격부터 절제 수술, 항암치료, 항호르몬요법 등을 받으며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허물어지기 쉽기 때문.

유방암이 한 여성의 신체적 질환에 그치지 않고, ‘가족 해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도 그 때문이다. 남편과 가족의 배려와 지원이 병원 치료 못지 않게 중요한 이유다.

이에 한국유방암학회는 ‘행복한 유방암 환자 부부를 위한 남편 지침’도 내놨다. 유방암에 걸린 아내가 고통을 토로할 때 ▲묵묵히 들어줘라 ▲유방암 자가진단을 도와줘라 ▲병원에 같이 가라 ▲부부관계를 피하는 아내를 이해하고 사랑의 표현을 아끼지 말라 ▲가사노동이나 자녀교육 부담을 덜어줘라 ▲아내를 안아주고 웃게 하라.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023 항노화바이오헬스산업체험박람회’에서 정창신 교수, 유방암 특강

여성의 천적, 유방암에 대해 이 분야 전문의 정창신 교수(유방외과, 삼성창원병원)가 내달 2일부터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리는 ‘2023 항노화바이오헬스산업체험박람회’(주최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유방암을 알아차릴 핵심 징후들은 물론 일상 생활현장에서 해야 할 예방법까지.... 유방암을 이겨내려면 남편 도움도 결정적인 만큼 부부가 함께 들을 때 더 낫다.

한편, 이번 ‘박람회’엔 그의 특강을 비롯, 3~4일 이틀간 부울경 6명 베스트닥터들이 나온다. 평소 궁금했던 질환들에 대해 보고, 듣고, 묻는 특별코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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