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밀도 검사 받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김상완 골다공증 레시피]

골다공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면서 골밀도 검사에 관한 관심도 늘고 있다. 골밀도 검사(DXA)는 말 그대로 골의 밀도를 측정하는 검사이다. 과거 초음파로 발뒤꿈치 뼈를 검사하는 방법도 있었으나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골밀도 검사는 측정에 사용되는 방사선량이 매우 적고 소요시간도 짧으며 전혀 아프지 않다. 일반적으로 골다공증 골절이 많이 발생하는 허리뼈와 대퇴골을 측정하며 특수한 경우 요골(손목뼈)을 측정하기도 한다.

골다공증 진단 위해선 골밀도 검사가 필수

골밀도 결과는 나이, 성별, 민족 간의 정상 평균값과 비교하여 ‘T 점수’라는 것으로 환산해서 나타낸다. 여기서 ‘정상’이라는 것은 골량이 일생 중 골량이 가장 높은 시기인 20, 30대 젊은 연령층의 골밀도를 의미한다. 즉, T 점수는 젊은 연령층의 골밀도를 기준으로 나의 골밀도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나타낸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T 점수 -1.0 이하를 정상, -1.0에서 -2.5 사이를 골 감소증, -2.5 이하는 골다공증으로 진단하고 있다.

간혹 T 점수가 마이너스라고 이야기하면 자신의 뼈가 정상과 비교해서 마이너스라고 이해하는 때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폐경 후 여성에서 대퇴골 골밀도의 T 점수가 1씩 떨어질 때마다 골절 위험은 2배 정도 증가한다. 즉, T 점수 -2.5인 폐경 후 여성은 -1.5인 같은 나이의 사람에 비해 골절 위험이 2배 높다. 따라서, T 점수가 낮더라도 치료를 통해 T 점수가 올라가면 골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 외에 ’Z 점수‘도 있는데 Z 점수는 자신과 같은 나이 사람들의 평균 골밀도를 기준으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나타낸다. 골량은 나이 들면서 당연히 줄어들게 되는데 Z 점수가 낮다는 것은 같은 나이의 평균에 비해 골량이 낮다는 의미이다. 즉, 나이 외에 다른 문제로 인해 골량이 줄어들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다발성 골수종 등 뼈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있거나 스테로이드 약제를 투여받는 경우, 같은 나이에 비해 골량이 현저히 낮을 수 있다. 골밀도가 너무 낮아서 골다공증 치료를 받으러 왔다가 Z 점수를 통해 다른 질환이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하는 때도 있다.

골밀도 기계를 만드는 회사마다 T와 Z 점수를 결정하는 기준이 다르다. 따라서, 골다공증 치료 후 골밀도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치료 전과 비교하기 위해서는 같은 회사의 기계로 검사하는 것이 좋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골밀도 기계가 가지고 있는 오차이다. 모든 기계는 기계 자체나 기계를 운용하는 검사자에 의해 측정 오차가 있을 수 있다. 즉, 같은 기계로 동일한 사람의 골밀도를 반복 측정할 경우 항상 똑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고 일정한 오차 이내에서 다른 값이 나올 수 있다.

T 점수, Z 점수...측정 오차는 3% 이하가 바람직

대략 골밀도 측정의 ’오차‘는 3% 이하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이 이하의 골밀도 변화는 실제 증가나 감소가 아니라 오차 범위 이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가끔 건강식품 광고에서 골밀도에 대한 효능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오차 범위를 넘어서는 결과인지 주의가 필요하다.

요즘 20, 30대분들이 건강 검진에서 시행한 골밀도 검사 결과를 가지고 진료실을 방문하는 때도 있다. 그분들에게 골밀도 검사를 왜 받았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건강 검진 패키지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 골밀도 검사는 골다공증 진단을 위한 꼭 필요한 검사이지만 그것은 폐경 후 여성이나 50세 이상 남성에 해당하는 말이다. 즉, 그 이하의 연령대에서는 골밀도 검사만으로 골다공증이라고 진단하지 않는다. 따라서 20, 30대에서 골밀도 검사를 검진으로 시행하는 것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실제 대한골대사학회에서는 폐경 전 여성에서 6개월 이상 무월경이 지속되는 경우, 폐경 전 여성이나 50세 미만 남성에서 골다공증(비외상성) 골절의 과거력 또는 영상 검사에서 척추 골절이나 골다공증이 의심될 때, 또는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이나 다른 질환에 의한 골다공증이 의심되는 경우에 골밀도 측정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폐경 전 여성이나 50세 미만 남성의 경우 막연히 무릎이나 허리가 아프다거나 자세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골밀도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골다공증은 골량이 줄어드는 병이므로 그 자체로는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장기간 운동을 하지 않아 근육량이 줄어든다고 해서 근육통이 생기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더구나, 폐경 전 여성이나 50세 미만 남성의 경우 골밀도 검사에서 설령 T 점수가 -2.5 이하라고 하더라도 꼭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골밀도 검사를 꼭 해야 하는 경우에 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검사를 하는 것도 시간과 자원의 낭비가 될 수 있다. 골다공증에 대한 올바른 관심은 적절한 골밀도 검사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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