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 아프고 뻣뻣? 꿈의 ‘인공 연골’ 개발, 내년 임상시험

미국 듀크대, 생체 친화성 높은 고분자 재료 하이드로겔 개발

미국 듀크대 연구팀은 사람의 실제 연골보다 훨씬 더 강하고 내구성도 높은 ‘인공 연골'(연골 대체물)을 개발했다. [사진=벤자민 와일리(듀크대학교)]

 

꿈의 ‘인공 연골’이 눈 앞의 현실로 바짝 다가왔다.

미국 듀크대 연구팀은 사람의 실제 연골보다 강도가 더 높고 마모성(닳는 성질)에 대한 저항력이 3배 더 높아 내구성도 뛰어난 세계 첫 하이드로겔(hydrogel) 기반 ‘인공 연골’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이드로겔로 만든 이 임플란트 ‘인공 연골’(연골 대체물)은 의료기기 제작회사인 ‘스파르타 바이오메디컬(Sparta Biomedical)’에서 만들고 있으며 양을 대상으로 동물실험 중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새로운 생체 임플란트인 ‘인공 연골’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이 이번에 최종 산물로 내놓은 생체용 재료 하이드로겔은 몇 년 전 개발했던 초기 단계의 하이드로겔보다 강도가 훨씬 더 높고, 특히 내구성이 훨씬 더 강하다. 하이드로겔은 수분을 흡수하는 폴리머(중합체)로 만든다. 물을 빨아들여 부풀어 오르는 친수성 고분자 재료인 하이드로겔은 생체 친화성이 높고 온도, 수소이온농도(pH) 등 외부 환경이 바뀜에 따라 팽창 또는 수축한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듀크대 벤자민 와일리 교수(화학공학)는 “계획대로 진행되면 이르면 내년 4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시험에서는 무릎 연골이 닳았거나 손상된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게 된다. 와일리 교수는 켄 갈 교수(기계공학 및 재료과학) 교수와 함께 이번 연구를 이끌었다. 연구팀에 의하면 골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통증은 나이가 듦에 따라 연골이 닳아 발생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8억 6700만명(약 6명 중 1명꼴)에게 영향을 미치는 아주 흔한 질병이다. 하지만 이들 환자는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진통제를 복용하고, 물리 치료를 받고,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 등 온갖 치료를 시도하지만 완치가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무릎 통증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연구팀은 2020년 걸을 때마다 체중의 2~3배를 받치는 무릎의 연골로 쓸 가능성이 큰 하이드로겔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연구팀은 여러 겹의 얇은 셀룰로스 섬유와 폴리머(폴리비닐 알코올)로 하이드로겔을 만들었다. 셀룰로스 섬유는 사람 연골(자연 연골)의 콜라겐 섬유처럼 작용하며, 늘어나면 하이드로겔의 강도를 높여준다. 또 폴리비닐 알코올은 원상으로 돌아가게 돕는다. 그 때문에 60%가 수분으로 된 겔(gel)과 같은 재료가 되며, 이는 탄력이 있으면서도 매우 강도가 높다.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만든 하이드로겔 기반의 ‘인공 연골’은 사람 연골보다 장력은 26%, 압축력은 66% 더 강했다. 그랜드 피아노 7대를 열쇠고리에 매달아 놓는 것에 견줄 수 있다.

하지만 이 하이드로겔을 생체용 임플란트 재료로 쓰기 위해선 내구성을 높여야 하는 등 많은 개선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하이드로겔을 동결하고 해동하는 대신 어닐링(annealing)이라는 열처리를 이용해 폴리머 네트워크 내에서 더 많은 결정(크리스탈)이 만들어지게 유도했다. 결정의 함량을 높여 동결-해동 방법보다 장력은 5배, 압축력은 약 2배 이상 견딜 수 있는 최종 산물을 내놓았다. 또한 열처리로 강도를 높여 접합부에 고정하고 제자리에 위치시키는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또 하이드로겔을 티타늄 베이스에 접합하고 고정한 뒤 이를 눌러 손상된 연골이 있던 구멍에 고정했다. 그 결과 뼈의 사람 연골보다 68% 더 단단하게 고정시킬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사람 연골의 부드럽고 미끄럽고 쿠션 같은 특성을 적용해 마모성에 대한 저항력도 높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사람 연골은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일단 손상되면 혈관이 없기 때문에 치유 능력에는 큰 한계가 있다. 미국에서 골관절염은 100년 전보다 2배나 더 흔한 질병이 됐다. 보존적 치료에 실패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외과의사는 그동안 느슨한 연골을 없애거나 연골이 새로 자라나도록 자극을 주기 위해 구멍을 뚫거나, 기증자의 건강한 연골을 이식하는 등 방법을 활용해 왔다. 하지만 이런 모든 방법은 수개월 동안에 걸친 재활이 필요하며, 일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패한다.

최후 수단으로 택할 수 있는 전체 무릎 교체는 통증을 누그러뜨리는 방법이다. 그러나 인공 관절도 영구적이지 않으며, 교체 수술을 또 다시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임상시험을 거쳐 ‘인공 연골’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승인을 받을 경우 수많은 무릎 관절염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들은 무릎 관절 전체를 바꾸지 않고 연골만 교체해 건강을 되찾을 수 있게 된다.

이 연구 결과(A Synthetic Hydrogel Composite With a Strength and Wear Resistance Greater Than Cartilage)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어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회가 운영하는 과학포털 ‘유레카 얼럿’(eurekalert.org)이 소개했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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