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오미크론 아변이 BA.2.75는 ‘켄타우로스’?

전파력과 면역회피력이 역대급이라는 우려 나와

BA.2.75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렸던 BA.2와 비교해 스파이크 단백질에서만 9개의 추가 변이가 발생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지난달 초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아변이인 BA.2.75가 역대급 전파력과 면역회피력을 갖추고 있어서 현재 세계적 우세종인 또 다른 오미크론 아변이 BA.5를 물리칠 가능성이 높다고 경제전문지 포천이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BA.2.75가 인도 외에도 호주, 캐나다, 독일, 뉴질랜드, 영국, 일본, 미국 등 최소 10개국에서 검출돼 주의 깊게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신화 속 반인반마인 켄타우로스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BA.2.75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렸던 BA.2와 비교해 스파이크 단백질에서만 9개의 추가 변이가 발생했다. 미국 뉴욕에서 재확산을 주도했던 BA.2.12.1 변이가 BA.2에서 2개의 추가 변이만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변이의 정도가 아주 큰 셈이다.

켄타우로스라는 별칭이 생긴 이유도 BA.2 계열임에도 그 형태부터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BA.5는 원조 오미크론인 BA.1과 BA.2와 완전 달랐는데 BA.2.75는 그보다 8단계는 더 다른 형태라고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의 설립자인 에릭 토폴 교수(분자의학)는 설명했다. 그는 BA.2.75에서 발생한 9개의 변이가 개별적으론 치명적이지 않지만 합쳐졌을 때 BA.5 및 BA.4에서 본 면역회피력을 훨씬 능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바이러스 변이 중 그 심각성에 따라 우려변이(VOC)와 관심변이(VOI) 감시변이(VUM)로 분류해왔다. 코로나19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알파, 베타, 감마, 델타와 오미크론이 우려변이로 분류됐고 관심변이와 감시변이는 그 아래 단계다. 그러다 오미크론 아변이가 계속 출현하면서 우려변이 바로 아래 ‘감시 중인 우려변이 계통(VOC-LUM)’이란 새 등급을 설정했다. BA.5와 BA.4가 들어가 있는 이 등급에 이번 주부터 BA.2.75도 포함됐다.

BA.2.75가 처음 확인된 인도에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인도의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직전 주보다 21% 증가해 11만2456건으로 늘어났다. 이런 인도에서 BA.2.75가 BA.5와 우세종 자리를 다투고 있다. 인도의 신규 코로나19 바이러스 샘플에서 BA.2.75의 비율이 23%까지 늘어났다는 것.

미국의 질병관리통제센터(CDC)는 미국에서 6월 14일 첫 환자가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 2명의 환자만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CDC는 새로운 변이가 전체 사례의 약 1%를 차지할 때까지는 공개하지 않는다. 현재 CDC 데이터 트래커에선 BA.2.75가 지난주 미국 사례의 약 2.8%를 차지한 BA.2의 일부로 포함돼 발표되고 있다. 지난주 신규사례의 53.6%를 차지한 BA.5가 가장 많았고, BA.2.12.1(27.2%), BA.4(16.5%) 순이었다.

BA.2.75가 미국에서 처음 발견되고 3주가 지났지만 2건밖에 감염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BA.5를 물리칠지에 대해 회의적 시선을 보내는 과학자도 많다. 미국 존스 홉킨스 보건안보센터의 아메시 아달자 선임연구원은 “BA.2.75가 일정 기간 확산될 수는 있겠지만 BA.5를 넘어 설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미야 스와미나탄 WHO 수석과학자는 ”변이가 생긴 부분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바이러스의 핵심 부분이란 점에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지만 위중증도나 전파력, 면역 회피력에 대해선 좀 더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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