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이하 vs 9시간 이상...“너무 많이 자면 더 나쁘다"
잠을 많이 자는데도 왜 피곤할까. 내가 몰랐던 의외의 질병이 있는 것일까?
수면시간은 건강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너무 적게 자도 문제이고 많이 자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개인차가 있지만 적절한 수면시간은 하루 7~8시간이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도 총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일 정도로 잠의 질이 불량하다면 수면장애일 가능성이 있다, 수면장애는 질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수면장애에 대해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잠을 자는데도 낮에 맑은 정신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 또는 수면리듬이 흐트러져 잠자거나 깨어 있을 때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포함한다"고 했다. 불면증이나 낮에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나타나는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등이 수면장애에 해당한다.
이유진 서울대학교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수면 중에는 혈압이 10~20% 정도 떨어지면서 몸과 마음이 이완되는데, 불면증 환자는 정상적인 혈압감소 없이 지속적으로 교감신경계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고 했다.
이유진 교수는 "불면증 환자에게 '다리가 이상해서 잠을 잘 못 주무시지 않으세요?'라고 물으면, '생각해보니 10년 전부터 그런 증상이 있었고, 잠에 집착하면서 불면증이 됐다'고 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만성적인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들 무렵 다리, 특히 종아리 부근에 느껴지는 불편감으로 수면부족을 초래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50대 이후에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7세 이전의 어린이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잠을 너무 많이 자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너무 적게 자는 것보다 더 나쁘며 특히 뇌졸중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는 외국의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뉴욕 의과대학교 연구팀이 29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결과, 잠이 모자란 사람보다 잠을 과다하게 자는 사람이 뇌졸중 위험에 훨씬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9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경우 뇌졸중 위험이 146%까지 증가한 반면, 6시간 이하 잠을 자는 사람은 22%정도 높아지는데 그쳤다.
수면부족보다 수면과다가 결과적으로 수면의 질까지 떨어뜨려 뇌에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수면시간을 비롯해 걷기, 수영 등 신체활동, 질병 및 건강상태, 생활습관, 연령, 인종 등을 고려해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 가운데 하루 7~8시간 숙면을 취하고 일주일에 3번 이상 30~60분씩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뇌졸중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