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모판막 조기수술 성적 좋다”

서울아산병원, 수술 뒤 7년간 추적결과 발표

심장판막 중 승모판막(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 존재하는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

종전에는 관찰과 증상 치료를 하면서 심장이 더 나빠지길 기다렸다가 수술을 했지만,

이보다는 조기에 적극적으로 수술을 할 경우 오히려 치료 효과가 좋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와 흉부외과 이재원 교수 팀은 1996~2005년

이 병원에서 승모판 폐쇄 부전증으로 수술을 받은 35~65세 성인 남녀 447명을 수술

뒤 7년간 추적 관찰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는 논문을 세계적 학술지 ‘순환(Circulation)’

온라인판 17일자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만기 시점’에서

수술한 286명과 증상은 없더라도 문제가 발견된 뒤 바로 ‘조기 시점’에 수술한

161명의 수술 후 상태를 비교했다.

그 결과, 수술 뒤 7년 동안 기존의 ‘만기 수술’ 방법대로 수술 받은 환자에선

15명(5.2%)이 숨진 반면, 적극적으로 ‘조기 수술’을 한 환자는 2명(1.2%)이 재수술을

받았을 뿐 사망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승모판막에 문제가 생겨도 외부 증상이 별로 없기 때문에 대개 환자는 문제를

알지 못한다. 심장에서 혈액이 역류하는 정도가 심해지더라도 전혀 증상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승모판막 환자는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발표에 대해 제주 한라병원 흉부외과 조광리 교수는 “이전에는 심장 크기를

초음파로 측정해 심장이 과도하게 커지거나 심근 수축력이 떨어지고, 환자가 증상을

느끼는 등 변화가 나타나야 수술했다”면서 “의료진 입장에서 증상을 느끼지 않는

환자에게 수술을 권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덕현 교수는 “승모판막을 다른 판막으로 갈아주지 않고도 4시간 정도 수술을

통해 성형을 해주면 평소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는 환자들이 갑자기 사망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승모판막 성형술의 장기 성적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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