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난임 제1 원인, 고환 온도와 관계?

[배웅진의 남성건강 지키기] 정계정맥류의 원인과 치료

지난해 우리나라는 인구통계를 낸 이후 처음으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출생아는 전년도보다 10.7% 감소한 27만5815명인 반면, 사망자는 3.1% 늘어난 30만7764명으로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데드 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저출산 시대에도 아이를 갖지 못하는 난임 부부의 고통은 지속되고 있고, 특히 남성 난임 환자가 여성 환자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난임의 원인을 여성에서만 찾으려 했지만 여러 연구에서 그 원인 중 남성에게만 있는 경우가 전체의 20%, 남녀 모두에게 있는 경우가 30~40%정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나, 전체 난임 원인에서 남성 몫도 적지 않다고 할 수 있겠다.

남성 난임은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많지만, 30% 가량은 정계정맥류가 원인이다. 고환에 있는 정맥에서 혈액이 원활히 순환되지 않아 혈관이 늘어나고 구불구불해지는 상태를 가리키는 정계정맥류는 남성 난임의 제 1원인이다. 정계정맥류는 증상이 없거나 우연히 만져져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많은 남성에게 생소한 병이다.

정계정맥류기 난임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음낭에 위치한 고환이 왜 우리 몸에서 떨어져 있는지를 알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건강한 정자가 생성되기 위해서는 체온에 비해 1도 정도 낮은 환경이 중요한데, 정자의 이동통로인 정관 주변의 혈관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온도가 올라가게 되고, 또한 노폐물이 쌓인 정맥피에 오래 노출되어 있다 보니 정자의 질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기에서도 음낭 안에 무언가 만져진다고 해서 병원으로 오는 경우가 있지만, 성인은 고환의 통증이나 불편감 때문에 발견되기도 하고 난임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되기도 한다. 정계정맥류로 인한 통증은 주로 고환이 뻐근하거나 묵직하게 아픈 느낌인데, 컨디션이 안 좋거나 피곤할 때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정계정맥류는 특이하게도 왼쪽 고환에서 90%정도 발생한다. 양쪽 고환의 정맥이 갈라지는 모양이 달라서인데, 오른쪽은 심장으로 가는 대정맥으로 비스듬히 들어가게 되지만 왼쪽은 콩팥 정맥을 거쳐서 들어가기 때문에 혈관 안에서 정체가 되고, 이 때문에 혈관이 늘어진다.

정계정맥류의 효과적인 치료방법은 수술이다. 주로 고환 상부 사타구니 부근에서 ‘정삭’이라고 하는 혈관과 정관이 지나가는 통로를 찾아서 정관과 동맥은 보존하면서 문제가 된 정맥을 잘라서 묶거나, 혈관 안을 백금코일과 경화제로 막아 혈액을 차단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여러 갈래로 나뉘는 혈관을 잘 구분해서 동맥은 보존해야 하기에 초음파나 미세현미경을 이용해서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제거된 정맥들은 축소됐다가 없어지겠지만 일부에서 주변 통로를 통해 개통되어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고, 혈관조영술을 통한 시술로 치료를 하기도 한다. 고환 통증으로 인해 수술을 하게 된 케이스 중 일부에서는 다른 원인에 의한 고환통이 새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주기적으로 검진해야 한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에도 1년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난임으로 정의하고 있다. 시험관 시술의 발달로 이전에 비해 임신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그 성공률은 여전히 낮은 편이며 여성에서 시술의 고통이 여간 큰 것이 아니다. 정자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문제의 원인을 비용대비 효과가 큰 측면에서 찾아서 교정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남성 불임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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