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인기 전자 담배, 오프라인 판매 전면 중단

미국 전자 담배 시장의 75%를 점유 중인 줄랩스가 향이 나는 전자 담배의 오프라인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

줄랩스(Juul Labs)는 지난 2015년 전자 담배 ‘줄’을 첫 출시한 이래 젊은 층을 겨냥한 세련된 디자인, 다양한 향을 첨가한 제품 등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미국 스타트업 회사다.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등이 친숙한 우리나라에는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으나 일부 흡연 애호가들은 직구 등을 통해 줄 제품을 접하고 있다.

지난 13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케빈 번즈 줄랩스 최고경영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청소년의 줄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편의점, 주유소, 전자 담배 전문점 등 전국 9만여 개 소매점에서 향이 나는 담배(flavored cigarette, 가향 담배)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줄랩스는 온라인상의 전자 담배 판매, 마케팅도 축소하기로 했다. 줄랩스는 “홍보를 위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고 만 21세 이상 성인만 전자 담배를 구입할 수 있도록 신기술을 개발, 도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줄랩스의 이번 조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강력한 가향 전자 담배 단속 의지에 따른 것이다. FDA는 지난 9월 “다양한 향이 나는 전자 담배가 전염병 수준으로 퍼져 10대 흡연자를 대거 양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FDA는 줄랩스를 비롯한 가향 전자 담배 제조사에 “두 달 내로 미성년자 판매 차단 계획을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FDA는 특히 ‘전자 담배계의 아이폰’이라 불리는 줄랩스 제품을 겨냥했다. 줄랩스 제품이 컴퓨터 USB와 비슷한 매끄러운 여닫이 디자인, 크림, 망고 등 다양한 향, 소셜 마케팅으로 청소년을 의도적으로 현혹하고 있다는 것. 줄랩스 제품의 인기가 커지자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는 줄을 피운다는 뜻의 ‘줄링(juuling)’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FDA는 지난 10월 줄랩스의 내부 문건을 입수해 미성년자에 대한 마케팅 계획 여부를 조사 중이다. 줄랩스는 성명서를 통해 “미성년자가 가향 전자 담배를 피우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으나, 공중보건 옹호론자들은 줄랩스의 이번 조치가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다.

캐롤린 렌줄리 청소년 금연 캠페인 대변인은 “줄랩스는 이미 소셜 마케팅을 통해 전자 담배 시장의 75%를 점유한 상태”라며 소셜 미디어를 폐쇄하기로 한 줄랩스의 결정이 큰 효용이 없다고 했다. 마우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 법무장관은 “줄랩스가 고의적으로 청소년을 겨냥했는지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FDA는 이번 주말을 전후로 향기 나는 전자 담배를 포함한 담배 판매 규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언론은 이번 계획에 가향 전자 담배 판매 장소를 성인 전용 시설로 제한하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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