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타미플루 처방 시작, 내성은?

필연적 상황...새로운 치료제 개발 서둘러야

30일부터 신종플루에 관한 처방전만 있으면 동네 약국 어디서나 항바이러스제를

투약받을 수 있게 됐으나 일선 병원과 약국에서는 혼란과 우려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침을 콜록 콜록 하는 가벼운 감기 증세만으로도 타미플루 조제를 원하는 환자가

많지만 약사들은 경증환자 모두에게 타미플루를 조제하면 내성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주간 확진환자 수는 8월 초 45명에서 9월 초 500명,

10월 초 800명, 10월 말 4500명으로 10월 중순부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신종플루 위기 대응 단계 격상을 고려하는 한편 1차 의료기관인 동네 기관에서도

신종플루를 적극 진료해 확진 검사 없이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처방하고

처방전만 있으면 동네 약국에서도 약을 투약할 수 있게 했다.

감염의학 전문가들은 대체로 신속한 처치에 동의한다.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확진검사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3∼7일이 걸리는데 타미플루는 48시간

이내에 투여해야 효과가 있으므로 경증 환자는 치료거점병원에서 확진검사를 받으려

하지 말고 동네 의원에서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항바이러스제 내성이 있는 약품인 데다 공급량 또한 제한돼

있어 지금 처방이 늘면 정작 필요할 때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교수는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하면 항바이러스제 내성 또는 병독성 증가로

무장할 수 있다 ”며 “여러 가능성 중 최악의 시나리오는 조류 인플루엔자와 신종플루의

결합하는 것으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립의료원 감염내과 방지환 교수는 “국내에서 항바이러스제 내성과 유전자 변이

사례가 검출되진 않았지만 끊임없이 변하는 인플루엔자 A타입의 특성상 변종 바이러스와

항바이러스제 내성은 앞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일”이라며 “릴렌자는 타미플루에

비해 내성 유발이 잘 안되므로 타미플루와 릴렌자의 비율을 적절히 조절하면 내성

출현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녹십자는 다음달에 주사형

항바이러스제 ‘페라미비르’의 신속허가심사를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이 제품은 타미플루와

작용기전이 달라 타미플루 내성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미국 앨러바마대 연구진은 타미플루와 리바비린, 시메트렐 등 3종 약물을

병행하는 칵테일 약물 병행 요법이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는 신종플루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희망을 주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우준희 교수는 “일반 독감의 내성률이 높아지고 있듯이

신종플루도 감염자와 사망자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내성이 발생할 것”이라며

“타미플루 처방과 투약에 신중해야 하고 백신 조기 접종과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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