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반점과 각질이 나타나는 만성염증성 피부질환인 건선은 면역계에 이상이 생겼거나 외상이나 감염, 스트레스, 술, 담배와 같은 외부자극이 더해졌을 때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염증 물질이 분비되고 피부 각질 형성세포가 빠르게 증식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선 환자 수는 2013년 16만3936명에서 2016년 16만8688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선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증상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며 완치가 어려운 질환으로 환자들의 고통이 매우 크다. 심하면 초기에 없던 가려움증이나 진물, 열감 등 다양한 증상이 발현되고 고혈압, 당뇨병, 염증성장질환 등 대사성·심혈관계 질환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선의 원인은 유전적인 원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환경물질인 다이옥신에 의한 아릴탄화수소 수용체(환경 유해물질과 결합해 활성화하는 단백질)와 자가포식(세포 내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소기관을 분해하는 현상)의 상호작용 역시 건선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피부과 정보영 교수팀은 건선 환자와 정상인 피부를 비교 분석했다. 면역조직화학염색과 PCR 검사를 이용해 아릴탄화수소 인자 및 자가포식 관련 인자의 단백질 및 유전자 발현 정도를 확인했고 정상인과 건선 환자 피부 조직에 아릴탄화수소 수용체를 활성화 시키는 물질, 자가포식 유도제, 억제제를 직접 처리해 아릴탄화수소 관련 인자 및 자가포식 관련 인자의 유전자 발현 변화를 확인했다. 연구결과 건선환자의 피부가 다이옥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아릴탄화수소 수용체와 자가포식의 활성화 정도를 과도하게 변화시켰다. 또한 건선 환자의 피부 병변이 정상인 피부보다 아릴탄화수소 수용체의 단백질 발현이 높았고 LC3 단백질(자가포식 정도를 나타내는 표지자)의 발현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미세먼지를 포함한 환경물질이 자가포식의 이상 작용과 더해져 결국 피부에 만성적인 염증 반응을 유도해 건선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미세먼지나 각종 공해에 노출이 잦으면 건선 발생과 악화를 야기시킨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보영 교수는 “환경오염 독성물질에 의한 아릴탄화수소 수용체 활성화와 자가포식작용 간의 상호작용이 건선 관련 피부 염증을 유발한다”며 “이 결과가 추후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Role of Aryl Hydrocarbon Receptor Activation and Autophagy in Psoriasis-Related Inflammation’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SCI급 논문인 ‘분자과학 국제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IF=4.556)’ 2020년 3월호에 게재됐다.
내시경 술기의 발전으로 고난이도 질환도 내시경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박세우 교수는 최근 악성담관폐쇄로 수술이 불가능한 급성담낭염 환자들에게 담낭과 십이지장을 잇는 최고난이도 내시경치료에 성공했다. 담관이 악성종양 등으로 막히는 악성담관폐쇄 환자의 경우 막힌 담즙(쓸개즙)을 배액하기 위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graphy, 이하 ERCP) 후 스텐트를 삽입하는데, 이때 급성담낭염이 발생할 수 있다. ERCP는 내시경과 방사선을 이용한 검사로,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하고 ‘십이지장 유두부’라고 하는 작은 구멍을 통해 담관과 췌관에 조영제를 주입시켜 병변을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ERCP 및 스텐트 시술 후 급성담낭염이 왜 발생하는지, 위험인자는 무엇인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았다. 이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박세우 교수는 과거 5년간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191명의 악성담관폐쇄 환자들을 대상으로 스텐트 삽입술 후 발생하는 급성담낭염의 위험인자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분석결과 자가팽창형 금속관을 삽입한 경우, 담낭관을 막을 정도로 긴 스텐트를 삽입한 경우에 담낭관이 압박되거나 막혀서 급성담낭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담낭으로 조영제가 주입이 된 경우에도 조영제에 의한 염증반응으로 담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박 교수는 담관스텐트 삽입술 후 발생한 급성담낭염의 치료 방법에 주목했다. 일반적인 급성담낭염은 담낭을 절제하는 외과적 수술이 표준치료지만, 악성담관폐쇄를 동반한 환자들은 암이 전이되거나 기저질환이 악화돼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상태가 많다. 이에 박 교수는 최근 신의료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초음파내시경 유도하 담낭배액술(Endoscopic Ultrasound-Gallbladder Disease, 이하 EUS-GBD)’를 25명의 환자에게 시행했으며 100%의 기술적 성공율로 환자들을 치료했다. EUS-GBD는 고주파 초음파가 장착된 특수 초음파내시경을 이용해 장기를 선명하게 관찰하며, 담낭과 십이지장을 잇는 스텐트를 삽입하여 담즙을 배액하는 시술이다. 길이 없던 담낭과 십이지장에 스텐트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하며, 작은 오차에도 담즙이 누출돼 복막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최고난이도 시술로 평가 받는다. 이미 해외에서도 안전성과 효용성을 입증받은 시술이지만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아 시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 극소수이다. 박세우 교수는 “최근 최소 절개 시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서 EUS-GBD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급성담낭염 환자에게 효과적이며 안전한 대체 시술방법이 될 수 있다”며 “EUS-GBD는 모든 급성담낭염 환자에게 적용할 수도 없고 적용해서도 안 되지만, 명확한 적응증을 갖고 다른 대체치료방법과 비교해 분명하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환자를 엄격히 선정해서 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시술이 되기 위해서는 충분히 숙련되기 전까지는 무리하게 시술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논문은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악성담관폐쇄에서 담관스텐트 삽입술 후 발생하는 급성담낭염의 위험인자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SCI급 내시경 분야 권위지인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 저널 ‘Surgical Endoscopy (인용지수(Impact factor) 3.114)’에 개재됐다.
화상으로 인해 걷기 어려워진 환자가 ‘로봇’을 이용해 재활치료를 하면 보행 기능이 향상되고 통증이 줄어든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재활의학과 서정훈·조윤수·주소영 교수팀이 하반신 화상을 당해 보행이 어려운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2018년 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슈바(SUBAR)’를 적용해 재활훈련을 실시했다. 그 결과,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재활 전 6.9점 정도에서 로봇 재활 후 4.1점 정도로 39.7% 가량 감소했다. 보행 능력도 주변인이 있어야만 겨우 균형을 잡을 수 있던 수준에서 주변 도움 없이 혼자서 움직일 수 있는 정도로 좋아졌다. 환자가 6분간 걸을 수 있는 거리도 182m에서 279m로 53% 정도 증가했다. 근골격계 및 심혈관계 부작용은 없었다. 하반신 화상 환자에게는 보행 재활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화상 흉터로 인해 서거나 걷는 등의 일상적 움직임이 어렵기 때문이다. 치료 효과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팀은 뇌졸중 척추 손상 환자의 재활에 사용되던 로봇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로봇 재활치료는 환자가 양쪽 다리에 로봇 외골격을 착용하고 로봇의 힘을 빌려 걷는 연습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되면 부족한 하지 기능을 로봇으로 보완할 수 있어 정상 보행 패턴을 효율적으로 익힐 수 있다. 환자마다 다른 근력, 무릎 높이, 운동 강도 등을 맞춤형으로 프로그래밍해 적용할 수 있어 이상적인 훈련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로봇 재활훈련은 관절가동범위 및 보행기능을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향상시킨다”며 “관련 연구를 지속함으로써 화상환자 로봇 재활치료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SCI 저널 ‘Computer methods in biomechanics and biomedical engineering’ 2020년 5월호에 실렸다.
김 모(가명, 여, 58세)씨는 지난해 1월 한 대형병원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종괴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오른손 마비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수술 중 상완신경총 신경을 잘못 건드린 탓에 마비가 온 것이다. 상완신경총이란 목부터 겨드랑이 사이에 위치한 신경다발로 손, 손목, 팔꿈치, 어깨의 운동과 감각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 부위에 손상을 입으면 운동·감각·자율신경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상완신경총 손상이 심각할 경우 한쪽 상지(어깨와 손목 사이의 부분) 전체가 마비될 수도 있다.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양진서 교수는 “당시 환자는 팔을 앞뒤로 흔드는 정도의 움직임은 가능했지만, 주먹을 쥐거나 가벼운 물건조차 들기 어려운 상태였다. 장기간 마비된 팔로 지낸 탓인지 정신적으로도 크게 위축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김 모씨의 검사결과를 본 양진서 교수는 신경치환술로 환자의 손을 치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마비된 손 주변에 죽은 신경을 대체할 수 있는 신경들이 있었고, 증상 발생 후 9개월이 흘렀지만 손 주변의 근육과 신경이 고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양진서 교수는 “손을 앞뒤로 돌려주는 신경을 박리하여 손가락을 위로 올리는 신경으로 이식한 결과 환자는 손에 힘을 주어 물건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전과 같은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된 환자를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죽은 신경에 ‘숨’을 불어넣는 신경치환술, 완전마비도 회복할 수 있어 신경치환술은 단어 그대로 손상된 신경에 건강한 신경(공여신경)을 연결(치환)해 주는 수술법이다. 정형외과에서부터 신경과, 신경외과 영역까지 섭렵하고 있어야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세수술 중 최고난도 수술로 꼽힌다. 양진서 교수는 “신경치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수술 방법 즉 ‘이식할 신경’을 결정하는 과정이다”며 “많은 신경 가운데 공여신경과 대체신경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수술의 결과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마비 증상 방치는 금물…1년 넘기지 말아야 쇄골 주변과 목의 심한 통증, 상지의 저림과 함께 어깨를 올리거나 팔을 구부리고, 손을 쥐거나 펴는 동작이 불편하다면 상완신경총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이런 증상으로 젓가락을 놓치거나 글쓰기가 힘들어졌다면 상완신경총이나 다른 말초신경에 문제가 있는지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마비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신경생리검사와 MRI 검사를 통해 손상된 신경의 위치와 손상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손상이 심하지 않다면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 약물, 주사, 재활치료만으로 마비 증상이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3~6개월이 지나도 마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신경치환술을 비롯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 양진서 교수는 “안타깝게도 상완신경총 손상 환자 대부분이 어떤 병원이나 진료과를 가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마비가 온 후 1~2년이 지나면 근육과 신경이 고착되고 손과 발에 변형이 생겨 회복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말초신경 이상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초기에 신경외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