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8일 (일)

“자궁 안팎에 태아가 2명?”⋯33세 초산부, 원치 않는 ‘쌍둥이 임신’ 왜?

‘이소성 임신’인 자궁외 임신, 체외수정(시험관아기) 시술 때 주로 발생⋯자연 임신 땐 드물어/배란 때 난자 2개가 배출돼 하나는 자궁 안에 착상, 다른 하나는 나팔관 등에 착상하면서 동시 임신 가능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여성이 임신 테스트를 하고 있다. 체외수정(시험관아기) 시술을 하지 않고 자연 임신한 여성이 자궁임신과 자궁외임신을 동시에 한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33세의 초산부인 카타르 여성은 아랫배의 극심한 통증과 등 쪽으로 뻗치는 방사통을 호소하다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마지막 생리일 기준으로 임신 약 7주 차였던 이 환자는 평소 난임 치료나 보조생식술 없이 자연적으로 임신했다. 특별한 골반병이 없었고 어떤 수술도 받은 적이 없었다.

카타르 하마드 메디컬 코퍼레이션, 사우디아라비아 알-쿤푸다 종합병원 등 공동 연구팀에 의하면 응급실에 도착한 당시 이 환자는 혈역학적으로는 안정돼 있었으나 하복부 전반에 극심한 압통과 반동통이 나타났다. 병상 초음파 검사 결과 복강 안에 액체가 고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초기 혈액 검사에서는 헤모글로빈 농도가 7.6 g/dL까지 떨어져 심각한 빈혈(소구세포성 빈혈)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 골반 초음파 검사 결과, 자궁 내부에 정상적인 태아가 확인됐다. 그런데 놀랍게도 자궁 외부(왼쪽 부속기 난관)에서 또 다른 임신낭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자궁 안과 자궁 밖에 동시에 임신이 이뤄진 이소성 임신(복합임신)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복강 내 출혈(혈복강)로 골반 안쪽에는 약 150mL의 액체가 고여 있는 긴급한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파열 위험이 큰 자궁외 임신 부위를 신속하게 없애기 위해 응급 복강경 수술을 하기로 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왼쪽 나팔관에서 파열되지 않은 채 혈종에 둘러싸인 위험한 자궁외 임신 조직을 확인한 뒤 왼쪽 난관을 잘라냈다. 조직검사 결과 잘라낸 나팔관에서 융모를 최종 확인했다.

환자는 수술 후 하루 만에 시행한 초음파 검사에서 자궁 내 임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별다른 합병증 없이 회복해 퇴원했다. 이후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거치며 임신 39주 4일째에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았다.

이 연구 결과(Spontaneous Heterotopic Pregnancy in a Primigravida: A Case Report)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이소성 임신(Ectopic pregnancy)'은 원래 착상 위치인 자궁체부의 정상 내막이 아닌 다른 곳(이소, 異所)에 임신이 된 것을 뜻하며 흔히 '자궁외임신'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이소성 임신 중에서도 자궁 내 정상 임신과 자궁 외 비정상 임신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에는 이를 '복합 이소성 임신(Heterotopic pregnancy)'이나 '복합임신'이라고 부른다.

이런 복합 이소성 임신은 체외수정(시험관아기) 시술 등 보조생식술을 시행한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이런 난임 치료를 전혀 받지 않고 자연 임신한 사례 중 복합 이소성 임신이 발생할 확률은 약 3만 건당 1건 수준에 그친다.

국내외 산부인과 임상 문헌과 통계를 보면 전체적인 복합임신의 빈도는 최근 체외수정 등 보조생식술의 활성화로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사례 속 환자처럼 자연 임신에서 복합임신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 진단을 제대로 못할 수도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공식 전수 통계가 별도로 집계되지 않으며, 개별 병원의 사례(증례) 형태로 보고될 뿐이다.

자연 임신을 한 여성의 복합임신은 특히 위험하고 까다롭다. 이는 겉보기에 정상적인 자궁 내 임신이 먼저 확인되면 의료진과 환자가 모두 안심해 산모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자궁외 임신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질 출혈이 없거나 관련 위험 요인이 전혀 없는 초산부도 심한 복통이나 복막 징후, 원인 불명의 복강 내 출혈이 나타나면 정밀 초음파 검사를 반드시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일반적인 자궁외 임신 치료에 쓰는 항암제 계열의 전신 메토트렉세이트는 자궁 내 태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므로 사용해선 안 된다. 자궁 내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면서 산모의 목숨을 위협하는 자궁외 임신 조직만 외과적 수술(복강경 난관 절제술 등)로 정확히 도려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자연 임신인데 자궁의 안과 밖에 동시 임신이 왜 일어나는가요?

A1. 배란 과정에서 두 개의 난자가 각각 배출돼 하나는 자궁 안으로 들어와 착상하고, 다른 하나는 나팔관 등에 착상하면서 동시 임신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런 복합 이소성 임신은 체외수정 시술 때 주로 발생하며, 난임 치료를 받지 않은 자연 임신의 경우 발병률은 약 3만 건당 1건 수준에 그칩니다.

Q2. 자궁외 임신 부위는 왜 반드시 없애야 하나요?

A2. 자궁외 임신은 정상적으로 자랄 수 없고 방치하면 나팔관 파열과 심각한 내부 출혈을 일으켜 산모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모의 안전을 지키고 문제가 되는 비정상 임신 조직을 외과적으로 신속히 제거하는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Q3. 복강경 수술을 받으면 자궁 속에 있는 정상 임신에는 해가 되지 않나요?

A3. 숙련된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며 시행하는 복강경 수술은 자궁 내 임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례에서도 수술 후 자궁 내 임신이 무사히 만삭까지 성장해 출산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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