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2일 (금)

많이 걸을수록 아이들 정신건강 좋아진다는데⋯이유는?

엔도르핀·도파민 분비 촉진하고 스트레스 완화 도움⋯성적엔 큰 영향 없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하루 평균 걸음 수가 많을수록 아동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많이 걷는 습관이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과 미국 매사추세츠대 공동 연구팀은 미국 어린이 5500여 명의 걸음 수와 정신건강 지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이날 게재됐다.

1만2000보 넘게 걸었더니⋯정신건강 지표 유의미하게 높았다

기존 연구에서도 청소년의 신체활동이 많을수록 정신건강이나 인지기능이 좋다는 가능성이 제시돼왔다. 다만 상당수 연구가 참가자가 자신의 활동량을 추정해 답하는 설문조사에 의존하거나, 가속도계로 하루 정도만 측정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미국 21개 지역 어린이 5515명을 대상으로 3주간 걸음 수를 측정했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약 12세였다. 연구에는 하루 600분 이상 활동량이 기록되고 일주일 중 평일 4일 이상, 주말 1일 이상의 측정값이 확보된 자료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하루 평균 걸음 수에 따라 전체 참가자를 △5000보 미만 △5000~7499보 △7500~9999보 △1만~1만9999보 △1만2000보 이상 등 5개 그룹으로 나눴다.

3주간의 관찰 기간이 끝난 뒤 연구팀은 각 어린이의 정신건강 수준을 19문항의 평가도구를 활용해 측정했다. 평가 항목에는 불안과 우울 등 내면 문제,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외부 증상, 주의력 문제 등이 포함됐다. 측정 점수가 높을수록 정신건강 문제가 많은 것으로 봤다.

분석 결과 하루 평균 걸음 수가 많을수록 정신건강 문제 점수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5000보 미만 그룹과 비교하면 5000~7499보 그룹은 38점 만점에 평균 0.9점, 7500~9999보 그룹은 평균 1.1점, 1만~1만9999보 그룹은 평균 1.39점이 낮았다. 1만2000보 이상 그룹은 평균 1.94점 낮아 차이가 가장 컸다.

연구팀은 또 “1만2000보 이상 그룹에서도 걸음수가 더 많아질수록 점수가 낮아지는 경향이 동일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학업 성적에는 영향 없지만 뇌 구조는 달라

눈길을 끈 건 연구팀이 참가자들의 1년 뒤 학업 성적을 추적한 내용이다. 하루 평균 걸음 수와 성적 간 유의미한 연관성은 없었다. 높은 수준의 신체활동이 인지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대로 뇌 자기공명영상(MRI) 분석에서는 차이가 관찰됐다. 평균 걸음 수가 가장 많았던 아이들은 뇌의 중심곁소엽 피질과 앞쪽 전대상피질이 상대적으로 두꺼웠다. 중심곁소엽 피질은 다리와 발의 운동 감각을 조절하는 뇌 부위다. 앞쪽 전대상피질은 인지 제어와 감정 조절, 통증 처리 등에 관여한다.

연구팀은 "일상적인 걷기가 인지 제어와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뇌 영역과 연관돼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성적은 운동 외에도 수업 환경이나 지식 수준, 학습 능력 등의 영향을 받기에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동이 엔도르핀이나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촉진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추론한 뒤 "신체를 자신이 조절 가능하다고 느끼는 심리적 요인 역시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만으로 많이 걷는 것이 정신건강을 개선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원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활동적인 어린이가 더 많이 걸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걷기 이외의 별도 운동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도 한계로 꼽았다. 이에 연구팀은 일반화가 가능한 대규모 후속 연구를 설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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