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혈액병원 교수진이 '2026년도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국제학술대회(ICBMT 2026)'에서 수상 연제 30건 중 8건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조혈모세포이식은 혈액을 만드는 세포를 환자에게 옮겨 심어 혈액암 등 난치성 혈액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이번 학술대회에는 30여 개국 전문가 1000명 이상이 참여해 이식과 세포·유전자치료 분야의 최신 연구를 공유했다.
탁월한 발표를 한 연구자에게 주는 'Outstanding Oral Presentation Award'는 윤재호 혈액내과 교수가 받았다. 윤 교수는 이식 뒤 생기는 만성 이식편대숙주병 환자에게 표적치료제 '벨루모수딜'을 쓴 실제 임상 성적을 분석했다.
만성 이식편대숙주병은 이식된 면역세포가 환자 몸을 공격해 생기는 합병증이다. 윤 교수는 치료 초기에 증상이 나빠지는 원인이 기존 약 '룩소리티닙'을 끊으면서 병이 급격히 악화하는 '반동 현상'과 관련 있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병원은 안전하게 약을 바꾸는 임상 지침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연 우수상은 5명이 받았다.
민기준 혈액내과 교수는 CAR-T 세포치료 뒤 재발하거나 병이 진행한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를 분석했다. CAR-T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암 공격용으로 바꿔 다시 넣는 치료다. 이중특이항체 구제요법과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이어서 하는 후속 전략이 암세포 없는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은 예후가 극히 나빴던 CAR-T 치료 실패 환자에게 새로운 완치 대안을 제시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유재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백혈병 환자의 CAR-T 치료 성적을 검토했다. 투여 한 달째 미세 암세포까지 사라진 환자는 73.3%를 기록했다. 이렇게 병이 호전된 환자 가운데 1년간 재발 없이 생존한 비율은 78.1%였다. 여러 차례 재발한 고위험군이 재발을 막으려고 2차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뒤에는 재발률이 0%였다. 병원은 이를 토대로 소아 환자 맞춤형 이식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곽대훈 혈액내과 교수는 성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416명의 반일치 이식 자료를 분석했다. 반일치 이식은 유전자가 절반만 맞는 공여자에게 받는 이식이다. 면역억제제 'ATG'를 체중에 맞춰 투여해도 환자의 체성분에 따라 몸에 남는 약물량이 최대 5.4배 차이 났다. 약물에 과도하게 노출된 환자는 감염 등 합병증으로 숨질 위험이 1.54배 높았다. 병원은 환자별 특성을 고려한 정밀 투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정연 혈액내과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국 청구자료를 분석했다. 65~69세 고령 다발골수종 환자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으면 4년 생존율이 67.8%로, 이식을 받지 않은 환자(55.0%)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자가이식은 환자 본인의 조혈모세포를 쓰는 방식이다. 경제성도 충분했다. 병원은 나이가 아니라 신체 건강도를 기준으로 고령 환자의 이식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근거가 되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논문은 국제 보건경제 학술지 《밸류 인 헬스(Value in Health)》에 실렸다.
박소연 혈액내과 교수는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환자 321명을 분석했다. 유전자가 일치하는 형제 공여자는 나이가 많아도 이식 성공률이나 합병증에 불리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병원은 공여자 나이 때문에 형제 공여자를 배제하거나 이식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기준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포스터 우수상은 2명이 받았다. 변성규 혈액내과 교수는 레날리도마이드를 포함해 세 차례 이상 치료받고 재발한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다라투무맙 등 3제 병용요법을 쓴 전향적 임상시험을 발표했다.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서도 종양이 다시 줄었다. 조현이 혈액내과 임상강사는 성인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를 분석했다. 1차 항암치료 뒤에도 미세 암세포가 남아 있을 때 표적면역치료제 '블리나투모맙'을 일찍 쓰면 이식 전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비율이 82.4%로, 과거 대조군(44.4%)보다 높았다. 이식 뒤 재발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결과도 내놨다.
김유진 혈액병원장은 "국제학술대회에서 2년 연속 최다 수상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둔 것은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의료진이 지속적으로 연구에 매진해 온 결과"라며 "난치성 혈액질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대안을 제시하고, 치료 성적 향상과 완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세계적 수준의 임상 연구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1983년 국내 최초로 동종조혈모세포이식에 성공한 뒤 40여 년간 임상 경험을 쌓아왔다. 병원은 국내 최대 조혈모세포이식 건수를 바탕으로 혈액질환 치료의 국가적 표준을 제시해 왔다고 밝혔다. 급성백혈병, 골수증식종양, 골수부전증후군,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 중증 질환별로 세분화한 맞춤 협진 체계와 첨단 세포치료 인프라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병원은 해외 중증 환자들도 찾는 글로벌 혈액질환 전문 치료 기관으로 자리를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