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경 이후 난소는 배란을 멈춘다. 평생 쓸 난자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할 일을 마친 장기'로 본다. 그런데 폐경 수십 년이 지나도 난소 속 단백질 구성은 나이에 따라 계속 달라졌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와 벅 노화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지난 1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에이징 셀(Aging Cell)》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암이 아닌 부인과 질환 등으로 난소를 떼어낸 50~75세 폐경 여성 28명의 조직을 분석했다. 난소 자체는 모두 병리 검사에서 정상이었다. 암 등 이상은 없었다.
이들을 50대, 60대, 70세 이상으로 나눠 단백질군 5812개의 양을 비교했다.
50대 난소에는 세포와 조직의 구조를 지키는 단백질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70세 이상에서는 이 단백질이 줄고, 염증·면역 반응과 조직을 허물고 다시 짓는 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늘었다. 연구팀은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단백질 26개를 묶어 난소 노화 지표로 내놓았다. 다만 아직은 연구용이다.
정상 조직인데도 앞선 연구에서 난소암과 관련 있다고 알려진 단백질 일부는 나이 든 난소에서 더 많았다. 60대에서 신호가 가장 강했다. 연구팀은 암이거나 암 전 단계라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건강하게 늙는 난소와 난소암이 일부 같은 생물학적 과정을 거친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여성이 폐경 뒤 수십 년을 사는 시대다. 그 긴 시간 난소가 무엇을 하는지 알아야 할 필요도 커졌다.
연구를 이끌고 논문 내용을 책임지는 공동 교신저자인 프란체스카 덩컨 노스웨스턴대 부교수는 폐경 뒤 난소를 맹장처럼 그냥 달려 있는 기관으로 여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번 결과는 그 통념과 다르다는 것이다. 덩컨 부교수는 난소가 원래의 정체성을 잃고 다른 일을 하는 쪽으로 늙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 변화가 몸에 이로운지 해로운지는 아직 모른다. 덩컨 부교수는 "폐경한 여성이 모두 난소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다만 염증이 생기고 조직이 딱딱하게 굳은 곳은 암세포가 파고들기 좋은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동 교신저자인 비르기트 실링 벅 노화연구소 교수는 "난소는 단순한 생식 기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난소가 뇌, 뼈 같은 다른 장기와도 이어져 노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나이 든 난소를 치료 표적으로 삼아 난소암 위험을 낮출 수 있을지, 새로운 난소암 진단 지표를 만들 수 있을지를 앞으로의 과제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