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시절부터 항생제를 자주 사용한 사람은 20대에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을 겪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항생제를 여러 차례 처방받은 사람일수록 이런 연관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의학전문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스웨덴 연구진은 출생부터 성인기까지 건강 상태를 추적한 연구 참여자 2853명의 항생제 처방 기록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유럽소화기학회 연례학술대회 'UEG Week 2026'에서 발표됐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복통과 복부 팽만감, 설사 또는 변비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소화기질환이다. 장에 뚜렷한 구조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장의 운동 기능과 감각에 변화가 생겨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9~11세였던 시기부터 성인 초기까지의 항생제 처방 이력을 조사하고, 24세 때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전체 참가자의 약 10%가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보고했다.
분석 결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 참가자의 87.8%가 항생제를 처방받은 경험이 있었다. 반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없는 참가자에서는 이 비율이 80.2%였다. 항생제 사용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보고할 오즈가 약 1.5배 높았다. 오즈는 질환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의 비율을 비교하는 통계적 개념으로, 실제 발병 위험과는 차이가 있다.
항생제 처방 횟수가 많을수록 연관성도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항생제를 1~2회 처방받은 집단의 오즈비는 1.3배였지만, 3~5회는 1.6배, 6회 이상은 1.7배로 높아졌다. 이는 항생제를 처방받지 않은 집단과 비교한 수치로, 6회 이상 처방받았다고 해서 실제 발병 위험이 70% 증가했다는 뜻은 아니다.
항생제 종류에 따른 차이도 관찰됐다.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 사용과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반복 처방에서도 과민성대장증후군과의 연관성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항생제 사용에 따른 장내 미생물 환경 변화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데 필수적인 약물이지만, 병원균뿐 아니라 장내 유익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달라지면 장의 운동과 감각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한계점도 있었다. 항생제 처방 기록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연관성을 분석한 관찰연구라 항생제를 사용하게 된 원인 질환이나 감염 경험, 다른 건강 요인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