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0일 (화)

어떤 암세포가 더 공격적일까?…“작을수록 더 빨리 자라고 약물에도 잘 견뎌”

버지니아공대 연구진, 사배체 암세포 크기와 공격성 연관 확인…작은 세포가 나쁜 예후와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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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체를 보통보다 두 배 많이 가진 암세포에서는 예상과 달리 작은 세포가 더 빠르게 자라고 약물에도 잘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세포는 클수록 더 공격적일까. 염색체를 보통보다 두 배 많이 가진 암세포에서는 예상과 달리 작은 세포가 더 빠르게 자라고 약물에도 잘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색체 수뿐 아니라 세포 크기도 종양의 공격성을 파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결과다.

미국 버지니아공대의 세포생물학자 다니엘라 치미니와 대학원생 메건 스위트, 맷 블룸필드 연구진은 사배체 암세포가 종양 성장에 미치는 영향과 세포 크기에 따른 특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했다.

인체의 정상 세포 대부분은 부모에게서 한 세트씩 물려받은 염색체 두 세트를 가진 이배체다. 연구진은 이배체 암세포가 염색체를 복제한 뒤 세포분열을 완료하지 못하도록 조작해 염색체 네 세트를 가진 사배체 세포를 만들었다. 사배체 세포는 사람의 종양이 발생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나며, 암의 진행 및 나쁜 예후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먼저 이배체 암세포와 사배체 암세포로 생쥐에서 각각 종양을 형성해 비교했다. 사배체 암세포로 만든 종양에서는 성장하는 동안 사배체 세포의 비율이 줄었지만, 종양 자체는 계속 빠르게 커졌다.

연구진은 사배체 암세포가 조직의 구조를 지탱하는 비암성 결합조직 세포인 기질세포의 유입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입된 세포들은 종양이 더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배체 세포가 아주 적은 비율로 존재하더라도 종양의 진행을 돕는 비암성 세포를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별도의 연구에서는 사배체 암세포의 크기에 주목했다. 연구진 사람의 암세포로 사배체 세포를 만든 뒤 개별 세포에서 유래한 세포 집단을 배양했다. 그 결과 염색체 세트 수가 두 배인 사배체 세포가 이배체 세포보다 약 두 배 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부 세포는 예상한 크기보다 25~30% 작았다.

이 작은 사배체 세포들은 큰 사배체 세포보다 더 빠르게 자라고, 침습성이 높았으며, 일반적인 항암제와 세포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약물에도 더 잘 견뎠다. 생쥐 실험에서도 작은 사배체 세포를 포함한 종양이 큰 세포를 포함한 종양보다 더 빠르게 자라는 양상이 자주 나타났다. 비슷한 결과가 대장암 세포와 유방암 세포 모두에서 관찰됐다.

연구진은 사람의 암에서도 같은 연관성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천 명의 암 환자 시료 정보를 모은 암 유전체 지도(The Cancer Genome Atlas)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랬더니 여러 암종에서 작은 사배체 세포가 더 나쁜 예후와 낮은 생존율에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미니는 “사배체가 세포의 종양 형성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며 “세포 크기까지 고려하면 종양 형성 가능성을 더 잘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생물학적 기전을 더 자세히 조사하고, 사람의 암 데이터에 대한 분석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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