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6일 (금)

“문제는 심장이 아니었다?”…소변 안 나오다 심정지 온 55세男

소변 배출 막혀 신장 기능 저하…혈중 칼륨 치솟으며 치명적 부정맥 발생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소변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던 50대 남성에게 심정지가 발생한 사례가 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변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문제가 심정지로 이어진 55세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의료진은 소변길이 막히면서 신장이 손상됐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칼륨이 쌓여 심장박동에 이상을 일으킨 것으로 판단했다.

일본 도쿄 일본의과대학병원 순환기내과 의료진이 보고한 사례다. 남성은 심한 두근거림과 숨참, 땀이 나는 증상으로 응급실에 실려 왔다. 알려진 심혈관질환 병력은 없었다. 혼자 살았으며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지는 않았다.

심장박동 분당 153회…위험한 부정맥 반복되다 심정지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남성은 의식이 있었지만 숨쉬기 힘들어했다. 심전도에서는 심장 아래쪽의 심실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뛰는 ‘심실빈맥’이 나타났다. 심장박동은 분당 153회였다. 성인의 안정 시 정상 범위인 분당 60~100회를 크게 웃돌았다.

남성의 의식은 빠르게 나빠졌다. 의료진이 심장박동을 바로잡기 위해 전기충격을 가했지만, 일시적으로 심장이 멎은 뒤 위험한 부정맥이 반복됐다. 심장이 제대로 피를 내보내지 못하는 심실세동도 발생했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과 전기충격을 반복하고 약물을 투여했다. 스스로 호흡하기 어려워 인공호흡기 치료도 시작했다.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혈액검사가 중요한 단서가 됐다. 혈중 칼륨 수치는 7.6mmol/L로, 논문에 제시된 정상 범위인 3.6~4.8mmol/L를 크게 웃돌았다. 신장 기능도 심하게 떨어져 있었다. 몸속 산성 물질이 쌓여 혈액이 지나치게 산성으로 변한 상태도 확인됐다.

의료진은 심장을 보호하고 혈액의 산성 상태를 교정하는 약물을 투여했다. 이후 심전도 이상이 빠르게 개선됐다. 논문에 따르면 총 심정지 시간은 약 12분이었으며, 소생술 끝에 심장이 다시 스스로 혈액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소변 막히자 신장 손상…칼륨 쌓여 심장 전기신호 흔들려

추가 검사에서 남성에게 ‘요폐’가 확인됐다. 요폐는 방광에 찬 소변을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는 상태다. 의료진은 전립선 문제로 소변길이 막혔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이 때문에 신장이 갑자기 손상되고 칼륨 배출에도 문제가 생긴 것으로 봤다.

칼륨은 근육과 신경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성분이다. 그러나 혈액에 지나치게 쌓이면 심장박동을 조절하는 전기신호를 방해할 수 있다. 신장은 남는 칼륨을 소변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소변길이 막혀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칼륨이 쌓이면서 심장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이 환자의 고칼륨혈증은 요폐로 인한 급성 신장 손상이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변길이 막힌 것을 일찍 알아내고 해소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은 방광에 관을 넣어 소변을 빼냈다. 신장을 대신해 혈액 속 노폐물과 과도한 칼륨 등을 걸러내는 지속적 투석 치료도 시행했다. 이후 칼륨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위험한 부정맥도 더는 나타나지 않았다.

남성은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회복했다. 이후 재활과 비뇨기계 검사를 위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이번 사례가 심장박동 이상을 일으킨 원인이 심장 자체의 질환이 아니라, 치료로 바로잡을 수 있는 몸속 성분의 불균형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는 국제 학술지 《미국 증례보고 저널(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