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하거나 목욕하다가도 자신도 모르게 잠드는 기면증 때문에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포츠머스에 사는 찰리 발로퀴(23)는 12세부터 학교에서 반복해서 잠들었지만, 18세 생일을 얼마 앞두고서야 제1형 기면증을 진단받았다. 그동안 주변에서는 그를 게으르다고 여기거나 증상을 꾸며낸다고 의심했다.
찰리는 운동 수업과 첫 데이트 중에도, 식당과 직장 책상에서도 잠이 들었다. 오븐에 음식을 넣어둔 채 잠들었다가 화재경보기 소리에 깬 적도 몇 차례 있었다. 욕조에서도 잠이 들어 가족들은 그가 잘못될까 봐 걱정한다. 한 번은 버스에서 잠들어 종점까지 갔다가 운전기사에게 게으르고 멍청하다는 소리도 들어야 했다.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는 성장기에 호르몬이 변하면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피로라는 설명을 들었다. 수업 중 잠드는 모습을 숨기려 애썼지만, 가족도 그를 잠이 많고 게으른 아이로 여겼다.
이후 검사를 계속 요청한 끝에 기면증을 진단받았다. 찰리는 “내가 게으르거나 유난을 떠는 것이 아니라고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게 돼 속이 시원했다”고 말했다.
찰리는 강한 감정에 반응해 갑자기 근육의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도 겪고 있다. 친척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바닥에 쓰러져 몇 분 동안 움직이지 못했지만 의식은 또렷했다. 충격을 받거나 슬플 때 증상이 가장 심하며, 밖에서 잠을 참다가 실제로는 없는 형체나 사람이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증상은 날마다 달라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찰리는 “기면증 때문에 사무직을 그만두고 내가 좋아하는 삶을 찾아 나서게 됐다”며 “상태가 나쁜 날에는 울컥하기도 하지만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내 삶의 좋은 것들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자꾸 잠들고 갑자기 몸에 힘이 빠진다면…기면증과 탈력발작 어떻길래?
기면증은 뇌가 수면과 각성 상태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만성 수면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낮 동안 참기 어려운 졸음이 밀려오거나 자신도 모르게 잠드는 것이다. 밤에도 자주 깨며, 잠들거나 깨어날 때 몸을 움직이거나 말을 하지 못하는 수면마비가 나타날 수 있다. 주로 아동기와 청년기에 시작하며, 단순히 잠이 많거나 게으른 성격으로 여겨서는 안된다.
기면증은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뉜다. 제1형은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오렉신, 다른 이름으로 히포크레틴의 부족과 관련이 깊고, 갑자기 근육의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제2형은 탈력발작이 없으며 오렉신 수치는 대체로 정상이다. 진단할 때는 증상과 수면 습관을 살피고, 밤새 뇌파와 호흡 등을 기록하는 수면다원검사와 낮에 얼마나 빨리 잠드는지 확인하는 다중수면잠복기검사를 시행한다. 필요하면 뇌척수액 검사도 활용한다.
탈력발작은 깨어 있는 동안 근육의 힘이 갑자기 빠지는 증상이다. 웃음이나 흥분, 놀람, 분노 같은 감정이 계기가 될 수 있다. 턱이 처지거나 고개가 떨어지고 말이 어눌해지는 정도부터 무릎이 꺾이거나 온몸에 힘이 빠져 쓰러지는 모습까지 다양하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에 따르면 대개 수초에서 수분 동안 이어지며 저절로 회복된다. 잠들어서 쓰러지는 것과 달리, 발작 중에도 의식이 유지돼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탈력발작은 제1형 기면증의 주요 증상으로, 오렉신 부족과 관련이 있다. 렘수면 중에는 정상적으로 근육의 긴장이 크게 낮아지는데, 이와 비슷한 현상이 깨어 있을 때 나타나는 것이다. 발작 횟수는 하루 여러 차례부터 일 년에 몇 차례까지 사람마다 다르다.
치료에는 발작을 줄이는 약물을 사용하고 규칙적인 수면을 함께 관리한다. 갑작스러운 근력 저하로 넘어져 다칠 수 있으므로 주변 사람에게 증상을 알리고, 직장과 가정에서도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면증은 현재 완치법이 없지만 약물과 수면 습관 관리로 증상을 줄일 수 있다. 낮 동안 깨어 있도록 돕는 약물이나 탈력발작을 조절하는 약물을 증상에 맞춰 사용한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낮잠 시간을 미리 정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는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 운동 등을 함께 권한다. 갑자기 잠들거나 넘어질 수 있어 운전이나 위험한 작업의 안전성도 개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