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을 먹으면 배가 임신한 사람처럼 부풀고, 며칠 전 먹은 음식까지 소화되지 않은 채 토한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에식스주 벤플리트에 사는 레아 스미스(29)는 희귀 질환인 위마비를 진단받은 뒤 차와 비스킷 정도만 먹으며 생활하고 있다. 레아는 십대부터 소화 문제를 겪었지만, 2023년 6월부터는 음식을 거의 먹지 못했다. 음식이 위에 약 사흘간 머물다가 심한 구토로 나왔고, 가장 심했을 때는 10주 만에 약 38kg이 빠지기도 했다.
그는 2023년 7월 혈액검사와 내시경, CT, 캡슐내시경, 초음파 검사를 받았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다. 한동안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은 소금맛 프링글스뿐이었다. 건강이 나빠지면서 영양실조와 굶주림에 따른 케톤증으로 여러 차례 입원했고, 증상이 심리적 문제나 자폐증과 관련됐다는 설명도 들었다.
영양 공급은 비위관에서 비공장관으로 바뀌었다. 이후 개인 비용으로 찾은 소화기 전문의가 엘러스-단로스 증후군과 연관된 위마비를 의심해 위 배출 검사를 의뢰했다. 위가 비워지도록 신호를 보내는 신경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 음식이 장으로 내려가지 못하는 질환이었다.
검사에서는 3시간 30분이 지나도 음식물이 위에 남아 있었다. 레아는 2024년 11월부터 흉부의 히크만 라인을 통해 영양을 혈류로 직접 주입받는 완전 비경구 영양(TPN)을 시작했고, 건강 문제로 NHS 응급실 접수 직원 일을 그만둬야 했다.
그는 현재 하루 12시간, 주 5일 영양 공급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레아는 “먹을 수 있는 것은 차, 유당 제거 우유를 넣은 커피, 가끔 커스터드 크림 비스킷 가운데의 크림 정도”라며 “좋아하던 음식 맛도 기억나지 않지만 아직도 요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음식을 먹지 않아도 가족 식사 자리에는 나간다. 영양 섭취가 극도로 부족하다 보니 반려견 산책을 산책시키고 친구를 만나는 일만으로도 기운이 다 빠진다고 했다.
음식이 위에 오래 머무는 ‘위마비’…구토 체중감소 반복되면 검사 필요
위마비(gastroparesis)는 위의 운동이 떨어져 음식이 위에서 소장으로 늦게 이동하거나 거의 이동하지 않는 질환이다. ‘위가 마비됐다’는 표현이 쓰이지만, 한 신경이 완전히 마비됐다 것이 아니고, 위벽 근육과 이를 조절하는 신경 세포의 기능 이상 때문에 나타난다.
대표적 원인으로 당뇨병이 있으며, 식도 위 소장 수술 뒤 신경 손상, 갑상선기능저하증, 일부 자가면역 신경계 질환 등과도 관련될 수 있다. 원인을 찾지 못하는 특발성 위마비도 적지 않다.
식사 시작 직후 포만감이 들거나, 식후 오랫동안 배가 부른 느낌이 이어지는 증상이 흔하다. 메스꺼움, 구토, 복부 팽만, 상복부 통증, 속쓰림, 식욕 저하도 나타날 수 있다.
음식 섭취가 줄고 구토가 반복되면 탈수와 영양실조,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피가 섞인 구토나 커피 찌꺼기 같은 구토, 갑작스럽고 심한 복통, 실신과 심한 탈수는 바로 진료가 필요한 신호다.
치료 목표는 원인을 조절하고, 구토·복통을 줄이며, 충분한 열량과 수분을 유지하는 데 있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당 관리가 중요하다. 식사는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 하루 5~6회로 나누고, 지방과 섬유질이 적은 부드러운 음식을 선택하는 방식이 권고된다.
고형식을 먹기 어렵다면 액상 영양식이나 갈아 만든 음식으로 조정할 수 있다. 증상에 따라 위 운동을 돕는 약이나 구토를 줄이는 약을 처방한다. 위 사연 속 레아처럼 경구 섭취와 약물치료만으로 영양을 유지하기 어려운 중증 환자에게는 위를 거치지 않고 소장으로 영양을 넣는 비공장관 또는 공장루관 영양을 고려할 수 있다.
완전 비경구 영양(TPN)은 다른 치료로도 영양 공급이 어려울 만큼 상태가 심할 때 혈류로 영양을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다. 소화기·영양 전문팀이 체중과 수분, 영양 상태를 지속해서 관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