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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사는 이 소년은 어릴 때부터 치킨 너겟과 소시지, 쿠키 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어느 날 학교에서 아이는 선생님에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외쳤고, 급히 병원으로 옮겨진 아이는 심각한 비타민 A 결핍 진단을 받았다.
이 소년은 비타민 부족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는 시신경병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이 질환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시신경 위축으로 이어져 시력을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다.
해당 사례를 공유한 의사는 “이 이야기를 공유하는 목적은 누구를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매일 요리하지 않는 스스로에게 상기시키기 위함”이라며 “건강한 식단을 구성하고 매일 올바른 음식을 먹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눈과 피부 건강에 특히 중요한 비타민 A, 부족하지 않도록 식단 신경 써야
비타민 A 결핍은 비타민 A 섭취가 충분하지 않거나 흡수가 잘 되지 않아 체내에 비타민 A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비타민 A는 우리 몸의 성장과 발달, 세포 분열, 면역 반응 등에 다양하게 쓰이는 영양소로 특히 눈과 피부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망막에는 빛을 감지하는 광수용체가 존재하는데, 비타민 A는 이러한 광수용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
비타민 A가 결핍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증상에는 어두운 곳에서 잘 보이지 않는 야맹증, 안구 건조증, 피부질환이 있다.
비타민 A 결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근, 호박과 같은 녹황색 채소, 과일, 달걀, 생선 등 비타민 A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녹황색 채소와 과일에 들어있는 비타민 A 카로티노이드는 기름과 함께 요리했을 때 잘 흡수된다. 그 외에 영양제를 복용하거나 비타민 A 주사 등으로 결핍을 보충할 수 있다.
다만, 비타민 A를 장기간 과하게 섭취할 경우 메스꺼움, 심한 두통, 무기력증, 어지러움, 피부 건조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간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적당량을 섭취해야 한다.
회피적·제한적 음식섭취장애와도 관련 있는 비타민 A 결핍
비타민 A 결핍은 때로 회피적·제한적 음식섭취장애(ARFID)라는 섭식 장애와도 관련이 있다. ARFID가 있으면 극도로 제한된 음식만 섭취하기 때문에 성장 부진과 영양 부족으로 이어지기 쉽다.
ARFID와 관련해 유사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가령, 자폐증이 있던 벨라 밀든(12)은 특정 잼을 바른 샌드위치와 감자튀김, 물만 먹다 2021년 실명했다. 의료진은 그에게 비타민 A 결핍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w England Medical Journal)’에는 자폐증과 ADHD를 가지고 있던 한 미국 소년이 햄버거, 감자튀김, 랜치드레싱, 글레이즈드 도넛, 주스만 먹다가 영양소 결핍으로 시신경병증 진단을 받은 사례가 실렸다. 이 소년은 치료 후 영양 수치는 정상으로 회복됐지만, 시신경 위축이 많이 진행되어 시력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