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쌍둥이 중 하나가 죽어 암이 돼"...위험한데도 출산 결심, 무슨 사연?

부분 포상기태 진단 받은 英 여성…임신 중단 권유 받았지만 출산 결심, 현재 36주차

포상기태 진단을 받고 임신 중단 권유를 받았지만, 임신을 유지해 한 아이 출산을 앞둔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더선' 보도내용 캡처]
한 여성이 쌍둥이를 임신한 가운데 한 태아가 뱃속에서 소멸했다. 죽은 태아의 태반이 종양으로 자랄 가능성 때문에 자신과 남은 아기까지 위험해질 수 있어 임신 중단을 권유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본능을 믿고 고집스럽게 임신을 유지해 살아남은 태아 출산을 앞둔 이 여성의 사연, 영국 일간 더선이 최근 소개했다. 이른바 '부분 포상기태'와 태아가 공존하는 임신을 36주째 유지하고 있는 라라 이스트우드(36)의 이야기다.

라라는 세 살 아들 하나를 둔 엄마다. 하지만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어 이후 네 차례나 유산을 한 경험이 있다. 2024년 2월 다섯 번 만에 쌍둥이 임신 소식을 들은 부부는 매우 기뻤다.

출혈과 통증이 있긴 했지만 스캔 결과는 계속 정상이었고 두 명의 심장박동을 들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8주차 검사에서 아이 한 명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리고 한 달 후 검사에서 의사는 죽은 태아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의사는 아기와 태반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는 포상기태라고 말했다.

포상기태란 정자와 난자가 수정해 태반이 형성될 때 비정상적으로 융모가 과다 증식하면서 수포성 변성이 발생해 작은 낭포를 형성하는 일종의 자궁 종양이다. 포상기태의 태아는 대부분 수정란 발육 도중 사망해 소멸한다.

의사는 임신 중단을 권했지만, 그는 다른 소견을 얻기로 했다. 간호사이기도 한 라라는 “포상기태에서는 그저 조직 덩어리처럼 보여야 하지만, 내 경우엔 아기처럼 보였고 심장박동도 들었다”며 포상기태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 번의 유산 끝에 얻은 소중한 아이인데다 직업상 이전에 포상기태를 겪는 산모들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본능을 믿고 임신을 유지할 방법을 찾고자 했다.

이후에 찾아간 병원에서 전문의는 공존 태아가 있는 부분 포상기태일 수 있다고 했고, 5월 융모막 융모검사를 통해 진단을 확인 받았다. 주치의는 라라와 같은 사례는 전세계에서 44건만이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라라는 죽은 태반 조직이 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자신과 태아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임신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임신 36주이며, 출산 때까지 산모나 태아 중 한 명이나 둘 모두에게 문제가 생길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포상기태의 경우 태반을 제거해 검사를 실시하지만, 라라의 뱃속에는 아직 살아있는 아기가 있어 출산 후 검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또한 소변 및 혈액 검사를 통해 암의 징후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만약 암이라면, 4~6개월 정도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신 중 영양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환 포상기태

포상기태는 태반의 영양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환이다. 이 때 융모가 포도송이 같은 모습으로 자궁 내강을 채워 포상기태 혹은 포도송이기태라고 한다. 포상기태는 조직학적으로 완전 포상기태와 부분 포상기태로 구분된다. 완전 포상기태는 융모막의 융모가 수포성으로 배아나 태아가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부분 포상기태는 흔히 태아와 공존하는데, 태반 조직의 일부분이 수포성 변화를 보여준다. 부분 포상기태와 동반하는 태아는 대개 합지체, 수두증 등의 기형을 나타내며 삼배체성 염색체를 갖는다. 포상기태가 태아와 공존하여 나타나는 임신의 발생빈도는 전 임신의 0.005~0.001%로 매우 드물다고 보고된다.

포상기태의 가장 흔한 증상은 질 출혈이다. 임신 중 과도한 입덧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골반 통증이나 복강 내 출혈에 의해 심한 복통이 일어나기도 한다. 최근에는 산전 초음파 검사를 통해 초기에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포상기태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지만, 임신 초기 정상적인 영양막에 기능 이상이 생겨 혈관이 소실되고 융모에 부종이 생긴다고 추측하고 있다. 발생 위험 요인으로는 비타민 A 섭취 부족, 산모의 연령 증가, 경구용 피임약 복용 등이 거론되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포상기태 치료는 흡입 소파술로 종양성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다. 제거한 조직으로 조직검사를 해 최종 진단을 내린다. 포상기태 치료 후에도 종양이 지속되거나 악성 종양의 형태로 진행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추적 관찰해야 한다. 포상기태는 재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치료를 받은 후 최소 1년 정도는 피임하는 것이 좋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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