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치의학 미래를 바꿀 재료라고?

[윤현옥의 재생치의학 세계] 4. PDRN

치의학은 참 매력적인 학문입니다. 학문에도 나이가 있다고 가정해 보면, 치의학은 아직 20대 청년과 비슷합니다. 바로 학문의 발전 가능성 때문입니다.

치의학은 지금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임플란트와 교정 임상이 융합되고, 디지털 기술이 폭넓게 도입되고, 최근에는 AI(인공지능) 로봇을 이용한 임플란트와 충치 치료도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해보면, 전문의들조차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매년 새로운 술식과 재료가 쏟아져 나옵니다.

그들 중에서도 PDRN(Poly Deoxy-Ribo Neucleotide)은 단연 돋보입니다. PDRN의 등장에 치과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단순히 새로운 재료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새로운 술식에 이용하는 임상적 가치를 뛰어넘는, 그 너머의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생(再生)치의학’이란 개념에 딱 들어맞는, 맞춤형 소재이기도 합니다.

치과계가 PDRN을 사용하게 된 것은 불과 몇 년이 안 됩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PDRN은 턱관절 치료, 임플란트, 교정, 잇몸 치료 등 다양한 진료영역에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PDRN을 필두로 한 재생치의학이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할지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PDRN은 연어(또는 송어)의 생식기에서 추출한 유전자 물질을 특별한 공법으로 추출한 의약품입니다. 이 유전자 성분이 인체에 적용된 지는 30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이 물질은 인체의 유전자 특정 수용기와 결합하여 그 약리적 특성을 나타냅니다. 그 안정성은 여러 논문과 임상 현장의 결과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PDRN이 ‘치의학의 미래를 바꿀 재료’라 생각합니다. 그 약리적 특성은 크게 4가지 정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 ‘항염’(抗炎) 효과입니다. 염증을 억제한다는 것입니다.

치과 질환도 여러 염증 반응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통적인 치과적 치료법은 그래서 외과적 염증 절제술, 항생제의 투여, 항염증성 연고와 소독제 등을 활용해왔습니다.

그런데, PDRN은 이러한 전통적 염증 치료법과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합니다. 게다가 외과적 시술의 빈도를 현저히 줄일 만큼 염증 억제 효과도 강합니다.

또한, 염증 억제 효과가 강력할 뿐 아니라 장기간 지속합니다. 특히 스테로이드와 비교해보면 훨씬 인체 친화적인 치료법이면서, 부작용도 거의 없습니다.

PDRN, 뛰어난 항염효과와 조직재생효과... "재생치의학 개념에 딱 들어맞아"

둘째, ‘조직 재생(再生)’ 효과입니다. PDRN은 손상 부위에 여러 가지 성장 인자를 분비하게 하고, 이로 인해 재생 세포를 원하는 부위에 모이게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손상된 턱관절 조직, 잇몸조직, 임플란트 수술 부위를 재생시킵니다.

급성이나 만성 염증, 노화에 의해 손상된 잇몸조직을 치료하고 재건해야 할 때 전통적으로 잇몸 이식술과 같은 외과적 방법을 많이 활용하였습니다. 하지만 PDRN 같은 재생 인자를 적용함으로써 또 하나의 가능성이 더 열립니다. 우리 몸의 생리적 회복반응을 이용하여 재생을 촉진함으로써 외과적 시술의 빈도를 줄이면서도, 만약 외과적 시술이 이루어졌으면 그 회복반응을 돕기도 합니다.

셋째, ‘신생(新生)혈관 형성’ 기능입니다. PDRN은 인체에서 혈관내피 형성 유도 인자를 촉진하게 합니다. 이로써 적용 부위에 혈관 형성을 돕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단기적 치유반응에 더해서 장기적으로 조직이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데 이바지합니다.

넷째, 조직 재생에 필수인 ‘유전자 합성(合成)’(gene synthesis) 효과입니다. PDRN은 송어와 연어의 유전자 성분을 정제한 약품입니다. 이는 손상 부위에서 조직이 재생될 때 세포합성에 필요한 유전자 성분을 만드는데 직접 재료로 이용됩니다.

이러한 기능들은 치과 임상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염증성 손상 부위를 회복시키기 위해 항생제와 소염제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PDRN 재생 인자는 이러한 약물의 복용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약물의 부작용도 함께 줄여줍니다.

여기에 더해 손상된 부위를 재건하기 위한 외과적 치료 과정을 줄이고, 재생의 원리를 이용함으로써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부담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치과의사가 해온 전통적 진료 과정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몸이 스스로 치유하도록 하는 재생의학이 이 과정을 도운다면 임상이 더 안전하고 더 편리한 방향으로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윤현옥 울산 우리치과의원 원장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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