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파는 질병 장사...그 때문에 숱하게 죽어간다”
[송무호의 비건뉴스] 골다공증, 약 없이 치료한다①
“공짜 점심은 없다.” 건강에 관해서도 이 말은 절대 진리다.
대부분의 사람은 건강이 나빠지면 원인을 찾아보고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어디 좋은 약이 없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이런 심리에 제약회사들은 발 빠르게 영양제, 보충제, 건강식품 등 하루가 멀다고 새 제품을 쏟아낸다.
특히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골다공증 등이 제약회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질환이다. 왜냐면 평생 지속하고, 완치되지도 않아, 환자들로부터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과거엔 ‘의료산업’이란 말을 좋아했었다. 의료도 발전하고 경제도 발전하고, ‘일석이조’(一石二鳥) 아닌가?
하지만 의사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어떤 약품들은 건강에 별 도움이 안 되거나, 심지어는 해로운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제를 살리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지만 그게 환자의 건강을 담보로 이루어진다면? 경제를 위하여 약을 계속 써야 하나? 이런 고민이 생겼다.
'질병 장사' (Disease mongering)란 말이 있다. 미국의 저명한 신문사인 뉴욕타임스 의료담당 편집장 린 페이어(Lynn Payer)가 1992년 출간한 책 제목이 ‘Disease-Mongers: How doctors, drug companies and insurers are making you feel sick.’이었다.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질병 장사란 정상인을 환자로 만들어 약을 팔아 제약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1].
통상적으로 가벼운 병이거나, 노화의 한 과정으로 여겨온 증상들을 ‘의학적인 질병’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질병의 범위를 확장한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홍보 수단으로, 미국 FDA와 의료계의 도움을 받아 신약이 나올 때마다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미국인의 사망원인 3위가 의약품이란 사실을 아는가? 존스홉킨스(Johns Hopkins) 대학에서 미국인 사망원인 1위 심장병, 2위 암에 이어 3위는 ‘약물에 의한 의료사고’라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로) 매년 25만 명이 사망한다”는 놀라운 결과를 2018년에 보고했다 [2].
사망 원인 1등은 심장병, 2등은 암, 3등은 약
1999년 바이옥스(Vioxx)라는 소염진통제 신약이 나왔다. 기존의 약들은 위궤양 부작용이 있어 항상 걱정거리였는데, 이 약은 그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했기에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안전하다”는 약 선전과는 달리, 이 약을 복용 한 환자에게서 심혈관 질환인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급속히 늘어나자 2004년 FDA는 약 판매를 중지시켰다. 이 약이 안전하다며 판매를 승인했던 바로 그 기관에서 말이다.
그동안 나온 피해자는 무려 12만 명이나 됐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약의 부작용을 제약회사도 이미 알고 있었고, 의학저널과 의료계, FDA 등에선 이를 적당히 눈감아줬다는 사실이다 [3, 4]. 결국 이 약은 시장에서 퇴출당하였지만, 제약회사는 피해 배상비용을 다 내고도 엄청난 이윤을 남겼다.
오죽했으면 “현대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윌리엄 오슬러(William Osler, 미국 존스홉킨스대 설립자)가 “One of the first duties of the physician is to educate the masses not to take medicine"(의사가 해야 할 첫 임무는 약 먹지 말라고 사람들 가르치는 것)이라 했을 정도다.
우리들 인식과 달리 약은 많이 먹을수록 건강과 멀어진다. 반대로 약을 삼가는 것이 건강에 오히려 더 유리하다. 뼈 건강에서도 마찬가지다.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R Moynihan, I Heath, D Henry. Selling sickness: The pharmaceutical industry and disease-mongering. BMJ 2002;324:886-891.
2.https://www.cnbc.com/2018/02/22/medical-errors-third-leading-cause-of-death-in-america.
3. PC Gøtzsche. Our prescription drugs kill us in large numbers. Pol Arch Med Wewn 2014;124:628-634.
4. PA Dieppe, S Ebrahim, RM Martin, P Jüni. Lessons from the withdrawal of rofecoxib. BMJ 2004;329:8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