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뛸 땐 몰랐는데”…마라톤 다 뛴 후 무릎 아파와, 왜?

마라톤 시즌, 무릎건강 지키는 팁....‘러너의 무릎’(Runner's Knee) 슬개대퇴증후군 조심해야

해마다 봄이 오면 전국 곳곳에선 달리기 대회가 잇따른다. 인근 공원에서도, 강변에서도 달리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A 씨도 지난달 경남 밀양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지역 달리기 모임(러닝 크루) 회원들과 함께였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1만여 명이 도전한 것을 보고 놀랐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하지만 그는 마라톤을 시작하기 전부터 걱정이 앞섰다. 풀코스를 신청한 탓에 긴 거리를 빠르게 달리는 연습을 하던 중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며칠 전부터는 계단을 오르거나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왔기 때문.

병원에선 ‘슬개대퇴증후군’이라 했다. ‘러너의 무릎’(Runner’s Knee)이라고 달리기 즐기는 사람들에겐 숙명처럼 다가오는, 가장 흔한 증상의 하나다.

규칙적인 달리기는 심폐기능 향상 및 체지방, 중성지방, 인슐린 요구량 등을 감소시켜 고혈압, 비만, 각종 암 등의 질환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무리할 경우 근골격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점프와 착지, 그리고 다시 점프하는 연속 과정을 하는 달리기는 착지 시 체중의 3∼4배 정도의 충격이 다리에 전달된다. 발과 다리, 특히 무릎 관절에 큰 부담을 주는 것.

A 씨처럼 달리기로 인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를 ‘달리기 손상’이라 한다. 갑작스러운 거리 및 속도 증가 등 잘못된 훈련 탓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딱딱하거나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 뛴 경우, 잘못된 동작, 신발 문제 등 외적 요인도 있다.

그가 진단받은 슬개대퇴증후군에 대해 대동병원 관절센터 김영준 과장(정형외과)은 “무릎뼈(patella)와 넓적다리 사이 무릎 관절의 굴곡 압박 때문에 생기는데, 달릴 땐 통증을 못 느끼다 달리고 난 후 통증이 발생한다”라며 “이후 계단이나 언덕 등을 오르기 위해 무릎을 구부릴 때마다 증상이 심해지며 무릎 앞쪽에서 통증이 나타난다”고 했다.

슬개대퇴증후군, “달릴 땐 못 느끼다 달리고 난 후 통증이 발생”

무릎 안정성, 다리 정렬, 무릎 운동 범위, 긴장도 등 신체검사와 엑스레이, CT 등 영상의학 검사 등을 거쳐 진단이 내려진다. 치료는 약물요법, 라이스(RICE)법, 재활치료, 테이핑 치료 등이 대표적.

그중 RICE법은 달리기 도중 갑작스러운 부상이나 손상에 적용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이다. 부상 부위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휴식(Rest), 통증 완화를 위한 얼음찜질(Ice), 부기 완화에 좋은 압박(Compression), 그리고 출혈 등이 동반될 경우 손상 부위를 높게 올려두는 거상(Elevate) 등을 단계별로 시행한다. 다양한 관절 부위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슬개대퇴증후군은 수술까진 필요하지 않다. 드물긴 하지만 연골 부위 손상이나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으로 해결되지 않는 다른 합병증이 있다면 수술을 할 수도 있다.

예방을 위해선 본인의 체력을 고려해 거리, 빈도, 강도 등 운동량을 조절하는 게 좋다. 그때의 몸 상태도 봐야 한다. 충분한 준비 운동과 마라톤 이후 충분한 이완 및 회복 노력도 필요하다.

마라톤 초보의 경우 발 앞부분이 먼저 착지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는 관절에 부담을 많이 준다. 오래 달리려 한다면, 올바른 달리기 자세를 꼭 미리 배워두는 게 맞다.

또 노면이 적당히 부드러운 곳에서 달리도록 하며, 신발은 여러 충격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만큼 일반화가 아닌 러닝화를 착용하고 적절한 교체 시기를 지켜야 한다.

김 과장은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인 달리기는 부상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라면서 “운동 후 관절에 무리가 갔다면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고, 그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다른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라도 재빨리 전문의 진단을 받아 보는 게 유리하다”고 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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