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에다 무기력…‘마음의 감기’ 우울증이 내게?

아직 연초지만 올해 들어 유난히 한숨이 늘었다. 기력도 떨어졌다. 춥고 흐린 날씨 탓인가 하지만,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일상이 지겹고, 권태로운 날들이 이어지며 은근히 걱정도 된다. 우울증 아닌가 싶어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TV 건강정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예능, 드라마 심지어 SNS 등에서도 현대인들의 고질병, 우울증 문제가 자주 등장한다. 불면증에 건망증도 함께 온다는 걸 듣다 보면 마치 내 얘기인 듯도 하다.

흔히 일상생활에서 발생한 어떤 사건에 의해 슬프거나 고통스러운 일을 겪으면 ‘우울증’이란 용어를 써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통 이런 감정은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대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영선 과장도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이라면 어느 정도의 우울감은 다들 느끼고 있다”라면서 “이런 감정 상태를 질병으로 볼 수 있는지 바로 판단 내리기는 힘들다”고 했다.

뇌 신경전달물질 불균형 탓…2주 이상 지속할 땐 약물 등 치료 시작해야

우울증이란 스트레스가 뇌 속 신경세포 사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일으켜 기분 저하와 함께 의욕, 동기, 관심, 수면, 행동, 생각의 흐름 등 정신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된 상태를 의미한다. 그 스트레스는 유전, 심리 사회적, 신경생물학적, 신체 질환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생긴다.

또한, 이러한 상태가 최소 2주 이상 지속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어야만 정신의학적 질환명인 ‘주요 우울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유 과장은 “우울감이 동반되는 질환은 생각보다 다양하다”라고 했다.

주요 우울장애보다는 약한 강도의 우울감이 몇 년 이상 지속하는 ‘지속성 우울장애’, 월경 전 무기력, 불안, 분노,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나는 ‘월경 전 불쾌장애’, 약물에 의한 ‘약물 사용 장애’, 기분장애의 일종인 ‘양극성 장애’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치매, 간질, 파킨슨병 등과 같은 신경계 질환, 만성질환, 암 등으로 우울감이 동반될 수도 있다.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에선 ▲온종일 우울감을 느낌 ▲대부분 활동에 흥미가 떨어짐 ▲체중 감소 또는 증가 ▲불면증 또는 과수면 ▲안절부절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 ▲피로감 ▲잦은 자기 비난 ▲사고 및 집중력 감소 ▲반복적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함 등 이상 증상 중 예전과 현저히 차이가 나거나 2주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지를 보고 병으로 진단 내린다.

우울증 진단 후에는 약물치료, 심리치료 등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항(抗)우울제’는 합병증이나 중독의 위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의 경우, 복용 후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아졌다 해도 재발 우려가 크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약물치료를 계속할지를 의논해야 한다. 즉, 일상생활에서 우울한 느낌이 든다고 해서 모두 우울증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울감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을 겪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에 우울감이 지속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혼자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요즘은 정신건강의학과 찾는 걸 이전처럼 이상한 눈으로 보는 시대가 아닌 만큼, 전문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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