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놔뒀더니 축농증?…자꾸 콧물 끄엉끄엉 삼킨다면

올해 겨울엔 유독 감기가 기승을 부린다. A 씨 역시 지난해 말부터 콧물과 코 막힘이 떨어지질 않는다. 약을 먹어도 좀처럼 낫질 않는다. 코점액이 코를 막는 듯해 자꾸 목 뒤로 끄엉끄엉 삼킨다. 코 먹는 소리도 신경쓰이고 업무 집중력도 떨어지니 일상 생활에 지장이 많다.

알레르기비염도 있는 탓에 평소 다니던 이비인후과엘 들렀더니, 감기가 아니라 ‘비(鼻)부비동염’ (paranasal sinusitis)이라 한다. 흔히 ‘축농증’(蓄膿症)이라 부르는 병이다. 염증으로 생긴 농(膿)이 쌓인다는 뜻. 감기의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 얼굴 뼛속에는 여러 부비동(副鼻洞), 또는 부비강(副鼻腔)이 있다. ‘빈 곳’이란 뜻이다. 광대뼈 쪽 상악동, 코 양쪽의 사골동, 눈썹 위쪽 전두동 등. 부비동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며 목소리 공명이나 비강 내 압력 조절, 마신 공기의 온도 및 가습 조절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부비동은 또 작은 통로를 통해 콧속 비강으로 이어져 콧속을 환기하며 분비물을 자연스럽게 배출한다. 이 과정에서 세균과 바이러스가 침투해 염증이 발생하게 되면 점막이 붓거나 콧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고여 비부비동염이 발생한다. 흔히 ‘축농증’이나 ‘부비동염’이라 부르지만, 비염 없이 단독으로 부비동염만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비(鼻)부비동염’이 정확한 표현이다.

부산 대동병원 귀·코·목센터 조명준 과장(이비인후과)은 “비부비동염은 비염이나 감기 등의 증상과 비슷해 일반인이 감별하기 쉽지 않다”면서 “콧물, 코막힘과 함께 코나 부비동에서 발생된 다량의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안면 통증, 후각 감퇴 등이 주요 증상”이라 했다.

귀나 치아의 통증, 입 냄새, 기침, 피로감, 발열 등이 동반될 수도 있다. 내버려 두면 천식, 기관지염, 얼굴 봉와직염 등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주요 증상과 비강 검사를 해본다. 증상과 정도에 따라 엑스레이, 내시경, CT, MRI 등 영상의학 검사를 덧붙일 수도 있다.

증상 생기고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해야…만성으로 변하면 수술까지 갈 수도

비부비동염은 증상이 발생한 지 4주 이내인 ‘급성’(acute), 4주∼12주 사이인 ‘아(亞)급성’(sub-acute), 12주 이상 지속하는 ‘만성’(chronic)으로 분류한다. 급성이나 아급성 대부분은 항생제 등 약물치료로 낫지만, 만성으로 이어져 눈 쪽이나 뇌 쪽 염증으로 나아가면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

간혹 비부비동염 치료를 위해서 ‘코 세척’을 하는 때가 있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연예인들도 코 세척 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일반인들도 쉽게 할 수 있지만, 이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코 세척을 할 때는 반드시 ‘생리식염수’를 사용해야 한다. 다른 용액을 사용할 경우 코점막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또 코 세척기는 뜨거운 물로 소독을 자주 해주어야 한다. 소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오히려 세균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코 세척 시 너무 세게 하면 생리식염수가 귀로 넘어가서 중이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평소 코피가 자주 나는 사람이라면 코점막을 건드려 코피가 날 수 있다.

조 과장은 “비부비동염을 예방하려면 ▲개인위생 관리 ▲감기 등 호흡기질환 주의 ▲실내 적정 온도·습도 유지 ▲실내 청결 및 환기 ▲담배 연기, 화학물질 노출 주의 등에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윤성철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