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로필 남기려다 콩팥에 병 생겼다

짧은 시간 과도한 운동이 횡문근융해증 남겨...극심한 근육통에 급성 신부전까지

새내기 직장인 A씨(26)는 지난주 처음 자전거 스피닝을 시작했다. 멋진 바디프로필 사진을 남기려 동네 피트니스클럽에서 석 달 동안 매일 저녁 근육 운동만 하다 재밌을 것 같아 처음 시도해본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첫날부터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돌렸다. 강력한 비트 음악에 맞춰 상체를 앞뒤로, 또 좌우로 움직이며 페달을 돌릴 땐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나 모를 정도였다.

하지만 다음날, 극심한 허벅지 통증과 소변이 콜라 색으로 나왔다. 깜짝 놀라 병원을 찾았다. 여러 검사를 해보더니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받았다. 과격한 운동 때문에 생긴 병.

부산백병원 허혁 교수(신장내과)는 24일 “근육이 파괴되면서 미오글로빈, 칼륨, 칼슘, 인 등이 혈액 속에 쏟아져 나오게 되고, 그중 20~30%의 환자는 콩팥이 이를 해결하는 능력을 넘어서게 되어 급성으로 신장 손상이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대표 증상은 심한 근육통과 함께 소변 색이 붉게 혹은 콜라 색(갈색)으로 변하는 것. 최악의 경우, 신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급성 신부전으로 혈액 투석을 받아야 할 때도 있다.

허 교수는 “횡문근융해증 원인은 과도한 음주, 약물 등 다양하지만 가장 잘 알려진 원인은 압궤손상(신체가 무거운 물체에 장기간 눌리면서 생기는 손상)으로 일종의 외상에 의해 발생한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특별한 외상 없이 과도한 운동으로 발생하는 사례가 급격히 많아졌고, 일부 고령 환자에서는 고지혈증약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최근 바디프로필이 유행하면서 몸매 관리와 과도한 다이어트, 그리고 고강도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 병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횡문근(橫紋筋)은 가로무늬를 가진 근육으로 주로 골격에 붙어있다. 그래서 ‘골격근’이라고도 불리는데, 신체 부위의 운동을 관장하는 역할을 한다.

횡문근융해증으로 진단이 나오면, 혈관에 수액을 주사해 소변으로 미오글로빈이 빠져나가도록 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수액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모든 경우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란 것이 문제.

허 교수는 “자신의 능력에 맞지 않는 과도한 운동, 탈수가 심하게 발생할 수 있는 불볕더위 등의 환경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이라며 “운동 강도를 서서히 늘리고, 중간 중간 이온 음료나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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