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腸)을 보면 안다… 오래 살지 안 살지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 특별코너 ⑪비타민하우스 노윤정 자문약사

일본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 수년 전, 여기서 재밌는 실험을 했다. 치매 노인들 대상으로 대변을 조사해보니, 독특한 것 하나를 발견했던 것. 박테로이데스(Bacteroidales). 독성물질을 분해해주는 이로운 세균이다. 그런데 치매 환자들 장 속엔 또래 노인들보다 박테로이데스가 유난히 적었다.

그렇다면, 장 건강이 치매와도 관련이 있는 걸까?

사람 건강을 좌우하는 건 면역세포. 몸의 면역세포가 얼마나 건강하고 또 활성화되어 있느냐는 중요한 장수 비결이기도 하다.

우리 면역세포의 70~80%는 장에 있다. 장은 또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여러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기관이기도 하다. 그래서 장이 안 좋으면 장수는커녕 평범한 일상도 힘들어진다.

그런데, 현대인들 장은 건강하지 않다. 서구화된 식습관, 음주와 흡연, 커지는 스트레스 등으로 장내세균의 균형이 깨지고, 나쁜 유해균들이 많아졌다. 특히 장내세균이 가장 많이 사는 대장부터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에서도 대장암 발병률이 위암을 이미 뛰어넘었다.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20년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폐암-대장암-위암-유방암-전립선암-간암 순이다.

한때 한국인에 가장 많았던 위암 환자 수는 점차 줄고 있는데, 대장암 환자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실제로 2020년부터 대장암과 위암 순위가 뒤바뀌었다.

“육체 건강, 정신 건강을 되살리려면 우선 장(腸) 건강부터 챙기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장을 소화기관이라고만 여겨온 이들에겐 뜨악한 얘기일 수도 있다.

우리 몸속, 장엔 상상 이상으로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다. 1g당 약 1000억 개다. 다른 장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사람 몸에 좋은 유익균이 30%, 유해균이 5~10% 정도. 나머지 60% 정도는 성격이 모호하다. 때론 좋은 유익균 편이 됐다가, 또 때론 나쁜 유해균 편이 되기도 한다. 이들의 향배에 따라 사람 건강이 좌우된다.

그렇다면 장내 유익균은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와 과일, 발효된 김치와 된장 등을 많이 섭취할 걸 권한다. 특히 식이섬유는 장 속 노폐물을 청소해 유익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유익균의 증식을 돕는 ‘프리바이오틱스’로 작용한다.

이를 더 보강해주는 것이 바로 유산균, 낙산균, 효모균 같은 ‘프로바이오틱스’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을 직접적으로 늘려준다. 각종 대사산물, 즉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생산해 유익균이 더 살기 좋은 환경도 조성해준다.

다양한 포스트바이오틱스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바로 낙산(부티르산, butyric acid). 대장 점막을 구성하는 상피세포의 핵심 에너지원이다. 또 대장의 세포 재생에 반드시 필요하다.

낙산이 70%, 글루타민이 30% 정도 그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낙산이 부족하면 상처를 입은 상피세포 회복 또는 재생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도 된다.

비타민하우스 노윤정 자문약사는 “소장이나 다른 조직은 탄수화물이 분해된 포도당이면 충분한데, 대장 상피세포는 낙산이나 글루타민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대장 내시경을 받다가 용종을 떼고 난 이후, 또 대장암 수술을 받고 난 이후에 대장이 제 기능을 되찾기 위해선 대장 점막이 빨리 회복되어야 한다. 그 회복과 재생에 낙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낙산을 만들어내는 게 ‘낙산균’이다. 낙산균은 자신을 보호하는 자연캡슐 ‘아포(spore)’를 스스로 형성한다는 게 큰 특징의 하나다. 일반 유산균이 위나 소장에서 대부분 소멸하고 항생제에도 약한 반면, 낙산균은 최종 종착지인 대장까지 잘 살아남아 장에서 제 기능을 한다는 얘기다.

낙산균과 유산균. [그래픽=비타민하우스]
닛케이메디컬, “일본 의사들, 정장제로 가장 많이 처방하는 건 낙산균”

낙산균을 세계 최초(1933년)로 상용화한 것은 일본이다. 지금도 일본 의사들이 ‘장을 청소하고, 깨끗하게 하는’ 정장제(整腸劑) 중에 낙산균을 가장 많이 처방하는 것도 그 때문.

일본경제신문의 헬스케어매체 ‘닛케이메디컬’(Nikkei Medical)은 지난 7월, 회원의사 8427명 설문조사를 토대로 “낙산균 함유제제(48.4%)-비피더스균(38.6%)-내성유산균제제(6.7%) 순으로 많이 처방하더라”고 전했다. 낙산균이 거의 절반에 이른다. “부작용은 적지만 효능은 뛰어나다”는 이유도 들었다.

낙산은 면역세포 활성화와도 관련이 깊다.

노윤정 약사는 “알레르기가 심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해보니 단쇄지방산, 특히 낙산의 비율이 낮았다. 또 피부염증이 심한 동물들에 식이섬유나 낙산을 먹여보니 알레르기 반응이나 병세가 완화되더란 결과도 나와 있다”고 했다.

의료계에선 이를 ‘장-피부 연결축’(Gut-Skin Axis)이라 부른다. 장의 상태가 치매 등 뇌 건강과 직결돼 있다는 ‘장-뇌 연결축'(Gut-Brain Axis)과 함께 장 건강 중요성을 이르는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다.

우리나라 사람들 평균 ‘기대수명’은 이미 83.5세다. 반면, ‘건강수명’은 평균 73.1세. 결국, 말년 10년 정도는 병실에서 누워 보낸다는 얘기다. 병자(病者)로 10년이면 재앙에 가깝다.

결국, ‘건강수명’까지 함께 늘리기 위해선, 생활습관 변화와 함께 몸속 면역세포를 늘리고 강화해야 하는 게 핵심. 젊어서도, 늙어서도 장(腸) 건강이 건강수명의 키(key)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8월 17~19일 부산 벡스코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에서 대장 건강 특강

이에 노윤정 약사는 8월 17~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 특별코너 “내 건강 지킬 1급 비밀을 찾다”에서 대장 건강을 되살릴 방법을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중요하지만 헷갈리기 쉬운 프리, 프로, 포스트 바이오틱스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정리해준다.

한편, 이 특별코너엔 이 특강 등 모두 12개 강좌가 마련된다. 강좌당 100명 한정으로 15일까지 온라인 사전신청을 할 수 있다. 사전신청과 함께 현장에까지 참석한 이들에겐 추첨을 통해 롯데호텔부산 숙박권과 뷔페 식사권 등 ‘호캉스’ 특별경품도 제공한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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