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만명 여성 사망…난소암 최신 치료법은 ‘이것’

전 세계 여성 사망 원인 8위, PARP 저해제 등장 "완치 가능성 제시"

[사진=BlueRingMedia/shutterstock]
조기 진단이 어렵고 치료 성적이 저조한 난소암 분야에 표적치료제가 진입하면서 완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난소암 발병에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진 ‘BRCA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에서는 괄목할 만한 치료 결과가 보고되며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상황이다.

매년 5월 8일은 ‘세계 난소암의 날’이다. 세계난소암연합(WOCC)가 난소암 예방과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3년에 제정했다.

사진: 세계난소암연합(WOCC) 난소암 통계 재가공

난소암은 전체 여성암 중 7번째로 많이 발생하며 여성의 사망 원인 8위를 차지할 만큼 심각한 질환으로 알려졌다. 난소암을 진단받은 전 세계 환자 수는 31만4000명에 달하며, 매년 20만 명 이상이 난소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표한 ‘글로보칸(Globocan) 2020’ 암 통계 보고서에서도 우울한 전망치가 나왔다. 2040년까지 난소암 환자 수가 40% 가량 증가해 44만 명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사망하는 환자 수도 2020년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난소암 발생에는 여러 위험인자가 관여한다. 가족력 상 난소암 병력이 있거나 본인이 BRCA1 또는 BRCA2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가지는 경우, 유방암 및 자궁내막암, 대장암 등에 과거 병력이 있으면 위험도가 올라간다.

또 출산 경험이 없거나 임신이 잘 안 되는 경우도 난소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된다. 때문에 난소암을 진단받으면 BRCA 유전자 검사를 받게 된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피성 난소암 환자의 10~14%에서 해당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조기 진단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난소암은 암이 진행되기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다. 실제로 국내 난소암 진단 환자의 절반 이상이 3기 환자일 정도로, 병이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생존율도 낮게 나타난다. 국내 난소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64.7%로 집계되지만 3a기 41%, 3b기 25%, 3c기 23%로 암이 진행하면서 지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처럼 부인암 중에서도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난소암 치료는 2000년대 초반까지 특별한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상황은 변했다. 2015년 BRCA 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PARP 저해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가 등장하면서 치료 환경에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이 치료제는 BRCA 유전자 변이를 바이오마커로, 난소암 영역에 정밀의료라는 개념을 제시한 약물로 평가된다.

임상적 근거는 쌓이고 있다. BRCA 변이 진행성 난소암 환자에 1차 유지요법으로 린파자의 효과를 평가한 SOLO-1 3상 연구에 따르면, 린파자 치료는 7년차 전체 생존율 평가에서 위약 대비 사망 발생 위험을 45% 감소시켰다. 또한 첫 번째 후속 치료까지의 기간을 64개월로 늘려, 대조군 15.1개월 대비 4배가 넘는 격차를 보인 것이다.

재발성 난소암 환자의 유지요법으로도 강력한 치료 효과를 보고했다. SOLO-2 3상 연구의 65개월 추적 관찰 결과를 보면, 린파자 치료군에서의 전체 생존기간은 51.7개월로 위약군 38.8개월 대비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된 것이다. 특히 BRCA 변이 환자에서는 사망 위험을 29% 감소시켰다.

해운대백병원 산부인과 지용일 교수.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20년 업데이트된 국내 난소암 진료 권고안에서는 새로 진단된 난소암 뿐만 아니라 백금 민감성 재발성 난소암 환자에게 PARP 저해제 계열 약제(올라파립 및 니라파립, 벨리파립)의 유지요법을 우선 권고약제로 강력 추천했다(권고수준 1A).

해운대백병원 산부인과 지용일 교수는 “난소암은 치료가 어렵고 재발이 잦아 여성암 분야의 난제로 여겨져 왔다”며 “최근 진단 및 수술적 기법의 발전과 분자생물학 검사를 통한 항암요법의 다양화가 이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지 교수는 “특히 린파자 1차 유지요법으로 7년 간의 생존 혜택이 확인되면서 긍정적인 치료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BRCA 변이 난소암 환자들도 완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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