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암치료’ 중입자치료기, 국내 첫 허가

암세포 파괴력 커...치료 비용 수천만 원 예상

세브란스병원에 설치된 중입자 가속기 ‘싱크로트론’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세브란스병원에 설치된 ‘꿈의 암치료’로 불리는 탄소이온 중입자치료기가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식약처는 디케이메디칼솔루션이 수입품목허가를 신청한 치료용 입자선 조사장치를 승인했다.

이로써 국내에 처음으로 중입자치료기가 도입됐다. 중입자의 ‘중’은 무겁다는 의미로, 무거운 입자를 이용한 치료다. 탄소 이온을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화하면 고에너지 빔이 생성되는데, 이를 암세포에 쏘아 파괴하는 암치료기다.

기존 양성자보다 무거운 탄소 이온을 이용하기 때문에 암세포에 대한 파괴력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허가는 고형암(단단한 덩어리 형태의 종양) 치료에 사용하도록 승인이 났다. 전립선암, 골연부육종, 두경부암, 폐암, 췌장암, 간암, 자궁암 등 대부분의 종양이 고형암에 해당한다. 혈액암, 전이암처럼 온몸을 돌아다니는 암에는 적합하지 않은 치료 방법이다.

빔에너지가 암 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막대한 양의 방사선 에너지를 쏟아 부어 암세포를 죽이고 급격히 사라지는 ‘브래그피크(Bragg peak) 원리’를 이용한다. 정상조직은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사멸한다.

식약처는 중입자치료기를 신개발 의료기기로 지정해 향후 암 치료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이번 국내 중입자치료기 첫 허가·도입은 난치성 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의료진에게는 암 치료를 위한 추가 수단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국내 암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치료 비용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원정 치료 비용인 1~2억 원보다는 낮겠으나, 비급여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환자 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치료기 업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 신청을 진행할 예정으로, 정확한 치료 비용은 급여 등재 후 산정될 예정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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