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초진부터…원격의료 전면 개방 日 의료는?

[원격의료, 세계인의 삶 바꾼다] (4) 일본, 코로나19 팬데믹 맞아 적극 도입

일본에서 원격의료 라인닥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 워킹맘 오카다 씨(가명)는 어젯밤부터 아이가 미열 증상을 보여 걱정이다. 병원을 데리고 갈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온라인 예약 진료를 선택했다. 어플리케이션 ‘라인’에서 ‘라인닥터’를 친구추가 했더니, 평소 다니던 동네 소아과와 다음날 오후 6시 온라인 진료 예약을 잡을 수 있었다. 그는 “온라인 진료로는 청진기 검사 등을 할 수 없어서 걱정이었는데 필요한 경우 즉시 대면진료한다고 해서 안심이 됐다”며 “코로나19로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기가 힘들었는데 잘 해결됐다”고 말했다.

# 야마다 씨(가명)는 매년 환절기에 처방 받는 알레르기 약을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처방받았다. 그는 “온라인 진료 덕분에 너무 편리해졌다”면서  “병원 방문이나 대기 시간이 걸리지 않아 매우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굳이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첫 진료부터 진단, 처방, 결제가 모두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원격의료 장벽을 단계적으로 낮춰오던 일본은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한시적으로 원격진료를 전면 개방했다.

일본은 1997년 지진 등 재해로 의료 지원이 필요한 산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원격의료(온라인)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2015년에는 관련법을 제정해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2018년에는 원격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원격의료 대상은 6개월 이상 같은 의사에게 대면 진료받은 환자나 최근 1년간 6회 이상 대면 진료받은 경우로 한정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0년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시 전화나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한 진료 등의 한시적·특례적 취급’을 결정해 초진부터 온라인 진료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까지 이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일본의 온라인 진료시스템 시장 규모는 2020년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야노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온라인진료시스템 시장은 전년보다 200% 증가한 22억엔(약 209억원)을 기록했다. 원격화상진단(판독 포함) 전체 시장은 매출액 기준 127억 3800만엔(약 1209억원)으로 추정된다. 원격 영상진단을 제공하는 기업은 닥터넷, 넷호스피탈 등이 있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은 일본 원격의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라인은 일본 기업 M3와 합작법인 ‘라인 헬스케어’를 설립하고 2020년 12월 원격의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에서 900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국민 커뮤니케이션 앱인 라인의 플랫폼 장악력을 활용했다.

라인 헬스케어의 원격의료 서비스인 ‘라인 닥터’는 이용 방법이 간편하다. 먼저 라인 앱에서 라인 헬스케어를 친구추가 한다. 채팅창에 이용 가이드라인과 회원가입 알림이 뜬다. 회원가입을 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보험증과 신분증, 신용카드(또는 네이버페이)가 있으면 가입 할 수 있다.

이용자는 증상이나 진료과를 선택할 수 있다. 알레르기, 피부, 생리통, 만성두통, 코골이, 피로 등 6가지 증상만 나와있다. 이들 증상 중 해당 분야가 없다면 진료과를 선택하면 된다. 내과, 피부과, 정신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산부인과 진료가 가능하다.

라인닥터 화면 캡처

증상이나 진료과를 선택하면 예약 가능한 의료기관 목록이 뜬다. 희망 의료기관을 골라 의사, 예약 날짜, 시간을 지정하면 된다. 국내에서 SNS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예약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예약 시에는 개인 보험증과 의료증 이미지를 모두 입력해야 한다. 또 처방전을 집 또는 동네약국을 통해 받을 것인지도 골라야 한다. 예약 취소는 전날까지 가능하다.

예약 당일, 의사의 라인 계정이 자동으로 친구 추가된다. 진료 시간이 되면 의사 계정에서 영상 통화가 걸려 온다. 일반적으로 진료는 3~5분 가량 진행된다. 아이가 소아과 진료를 받는다면 체온, 나른함, 컨디션 상태, 식욕, 콧물 및 가래, 목 통증, 가슴 숨소리 등에 대한 문진이 이뤄진다.

의사가 코감기로 진단한다면 이에 맞는 약을 처방하고, 처방전은 예약 시 지정한 약국으로 보내는 식이다. 환자는 가까운 약국에서 처방 약을 받아 가면 된다. 결제도 온라인 진료가 끝나는 동시에 자동 완료된다. 미리 등록한 신용카드나 네이버페이로 결제가 이뤄진다.

이용 비용은 보통 온라인 진료가 30분에 2000엔(약 2만원), 추후 의사 회답을 받는 텍스트 상담의 경우 1000자에 1000엔(약 1만원) 기준으로 책정된다.

일본 온라인 진료의 최대 장점은 편의성과 효율성이다. 대기 시간이 없고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만성질환이나 가벼운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처방도 매번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감염 위험이 있어 병원을 찾는 걸 꺼리는 정서가 있어 온라인 진료 선호도가 급상승했다.

라인 닥터는 코로나19 증상에 대한 진료 코너를  별도로 마련해놓고 있다. 발열, 자택 격리의 경우 코로나19 담당 의료기관으로 예약하면 된다. 다만 호흡 곤란, 기침이 멈추지 않거나 펄스옥시미터(가정용 산소포화도측정기) Sp02가 93% 이하인 경우 등은 보건소 방문이나 응급 요청을 추천하고 있다. 코로나19도 초진부터 온라인을 사용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각하면 반드시 대면 진료를 받으라는 것이다.

라인닥터 의사와 영상통화 이미지 캡처

이 외에 주말, 야간, 점심 시간에도 온라인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미열이나 여드름, 알레르기, 피로 등 가벼운 증상도 온라인 진료를 추천하고 있다.

온라인 진료의 한계점이 이다. 초진부터 온라인 진료를 볼 수 있는 진료과가 내과, 소아과, 정신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등으로 제한적이다. 또 전체 이용자의 7%  가량은 온라인 진료 시간이 1분 이내였다. 온라인으로 깊이 있는 진료가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있다. 온라인으로 개인 의료정보가 유출되거나 진료 과정이 녹음, 녹취될 가능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라인은 보안 문제에 대비해 온라인 진료를 되도록 집이나 다른 사람이 없는 공간에서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의사의 동의 없이 온라인 진료 영상을 녹음, 촬영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SNS 공유는 금지된다. 영상 통화로 녹음, 촬영이 수월해진 만큼 의료정보 노출을 경계하는 상황이다.

라인 헬스케어 등록자 수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1330만명 정도다. 일본의 라인 가입자가 9000만명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전체 가입자 중에 15% 정도만 라인 헬스케어를 활용하고 있다. 여전히 대면 진료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다는 인식의 반영이기도 하다.

일본 라인본사 요츠야 타워 입구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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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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