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숭이두창 1만 명 돌파.. WHO ‘비상사태’ 선포할까
스페인 2477명, 영국 1736명, 독일 1636명, 미국 925명 등 급증세
세계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마침내 1만 명을 넘어섰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각종 축제, 행사가 크게 늘면서 하루에 1000명이 늘어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17일 원숭이두창과 관련된 긴급회의를 열 예정이어서 이날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지 주목받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의 전 세계 확진자는 1만527명(12일 현재)을 기록했다. 지난 5월 6일 영국에서 첫 확진자(아프리카 제외)가 나온 이후 두 달이 조금 넘어 1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유럽 국가들이 여전히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스페인은 2447명을 기록, 영국(1736명)을 제치고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이어 독일 1636명, 프랑스 908명, 네덜란드 503명, 포르투갈 473명, 이탈리아 292명, 벨기에 168명 등이다. 이는 WHO 공식 발표 수치는 아니다.
북미에서도 미국이 925명으로 곧 1000명을 돌파할 기세다. 캐나다도 433명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다. 브라질(220명) 등 남미 국가들의 증가세도 가파르다. 여름 휴가철이 본격화되고 있어 대면 접촉이 늘어나면서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은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공식 확인된 숫자보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도 코로나19처럼 변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이후 3년여 만에 약 50개의 돌연변이가 새로 발견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바이러스가 진화하면서 사람에게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단서라는 주장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최근 게재된 포르투갈 리스본 국립의료원(INSA)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빠른 변이를 일으키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 5월부터 원숭이두창이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는 것은 잇따른 변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숙주를 감염시키는 방식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이미 동물, 사람들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퍼진 원숭이두창이 변이를 거듭하며 유럽에서도 빠르게 확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WHO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는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비상선언이다. WHO는 특정 질병이 PHEIC로 결정되면 각종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비상조치 등을 통해 강력한 억제 정책을 펴게 된다. 코로나19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2년 6개월여 동안 PHEIC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WHO는 원숭이두창도 확산세가 심상치않아 PHEIC를 선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