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의약품 허가 왜 급감하나?…원인은 복잡·다양

계단식 약가제도·공동생동 1+3제한·코로나19로 인한 연구활동 위축 등 요인 작용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사들의 복제(제네릭) 의약품 허가 건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단식 약가제도, 공동생동 품목수 제한, 코로나19로 인한 연구개발 위축 등의 요인이 맞물리면서 지난해를 기점으로 의약품 허가 건수가 큰 폭으로 줄고 있다.

2019년에 5000품목에 육박하던 의약품 허가 건수가 지난해는 절반도 안되는 1600개 품목으로 줄었고, 올해도 2000품목 미만이 허가를 받은 것으로 예측된다.

코메디닷컴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허가 현황을 분석한 결과 6월 21일 현재 허가받은 의약품은 905품목(전문의약품 726품목, 일반의약품 179품목)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허가 건수가 다소 많아지기는 했지만 2020년 이전과 대비하먼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의약품 허가 품목의 80% 가량은 복제(제네릭) 의약품이다. 의약품 허가가 감소했다는 것은 복제의약품 허가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된 후 품목당 100 품목이 넘는 복제약이 허가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제네릭 의약품 난립 근절방안이 효율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제네릭 의약품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2020년 7월 계단식 약가제도, 2021년 7월 공동생동 1+3 제한법을 시행했다.

계단식 약가제도는 제네릭 의약품 허가·약가 연계 산정 방식이다. 자체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실시하고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DMF) 2개 기준 요건을 모두충족하면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53.55%로 약가가 산정된다. 이 요건을 1개 또는 충족하지 못할 경우 그 수준에 따라 53.55%를 기준으로 0.85씩 곱한 가격으로 산정된다. 즉, 15%씩 깎인다.

또 건강보험 등재 순서 21번째부터 기준 요건 충족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최저가의 85% 수준으로 약가가 산정된다. 예를 들어 21번째 제네릭은 20개 내 제품 최저가의 85%로 산정하고, 22번째 제네릭은 21번째 제네릭 가격의 85%가 되는 것이다.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해 동일 성분의 복제약을 개발해도 늦게 허가를 받으면 낮은 약가를 받게 되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제네릭 개발과 허가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분석이다.

공동생동 1+3 제한법은 2021년 7월 20일부터 시행됐다.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은 제네릭 의약품이 오리지널과 동일한 효과를 내는지를 입증하기 위한 생체내 시험을 의미한다.

생동성시험에 많이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공동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전문제조수탁업체에 제조위탁을 하고 생동시험자료를 공유해 이를 근거로 제네릭의약품을 허가받았다

이로 인해 같은 성분의 제품이지만 회사별로 제품명과 디자인은 다르지만 동일성부의 의약품이 많게는 100품목이상 허가받고 출시됐다

공동생동 1+3 법안은 동일성분이지만 회사별로 제품명과 디자인만 다른 복제의약품의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됐다. 이전에는 동일한 생동시험 자료 공유를 통해 제품목수 제한없이 의약품 허가가 가능했으나, 생동시험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품목 허가를 원개발사 1곳외에 3곳 등 총 1곳으로 제한한 것이다.

공동생동 1 +3 규제이후 중소제약사들은 복제의약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과가 같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생동성 시험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전에는 공동생동을 통해 생동성비용을 최대 1/10이상 줄었으나 공동생동품목수 규제로 모든 복제의약품에 직접 생동성 시험을 실시해야 한다. 공동생동이 허용될 때는 품목당 1000만원 내외의 비용이면 가능했지만 단독으로 생동시험을 해야 하기 때문에 1억원 이상 비용이 들어가게 됐다는 것이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로 인해 중소제약사들의 복제의약품 개발이 어려움을 겪게 됐고, 이는 의약품 허가 감소로 이어지졌다고 제약업체는 분석하고 있다.

이에 더해 2020년 초부터 우리나라를 강타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제약사들이 의약품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것도 허가 감소 요인으로 지적된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투명한 환경 속에서 투자를 자제하고, 현상 유지 차원의 경영을 하느라 제네릭 의약품 출시를 위한 연구 활동이 다소 위축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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